한국, 규제의 목을 쥐고 있는 ‘정치인 공무원’의 나라…규제 도가니 벗어나야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우리나라 역사를 배운 사람이면 누구나 고려청자를 기억한다. 찬란한 청색 옥빛을 띄는 고려청자 말이다. 당대의 동북아는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비교대상이 없던 최고의 예술품이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도자의 역사를 돌이켜보아도 절정에 달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고려시대에 넘치던 균형미와 아름다움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사라지게 된다.

사농공상의 굴레가 문제였다. 조선시대 당시 상업은 천박한 것이었고 공업은 조악한 일이었다. 경제라는 것은 당시에 성립될 수 없었다. 쟁쟁한 기술을 보유한 각 분야의 장인들은 환쟁이, 갑바치, 장색쟁이, 소리꾼, 옹기장이라는 이름으로 폄하되었다.

조선시대 당시 일본은 각 성주들과 귀족들이 조선 장인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신분 상승으로 보상했었다. 조선과 동시대 일본이 비교되는 대목이다. 기술을 갖춘 장인을 우대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달랐던 시점이다. 조선은 장영실 같은 이가 세종대왕 치세 이후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몇 백 년이 흘렀다. 이제는 장인 정신을 중요시 할 뿐 아니라 기술이 곧 기업인 시대가 왔다. 고부가가치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게 되는 경향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2% 부족하다. 지금은 기술만 가지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기술은 기본으로 장착한 후, 이를 잘 포장해서 많이 팔아야 한다.

과거 조선시대는 사농공상의 원리로 돌아갔지만 21세기 한반도는 상공농사가 대세이다. 인문학 붐은 ‘인문학 Only의 무용함과 그에 따른 쇠퇴’를 눈가리고 아옹하는 감성적 발로에 불과하다. 공(功)이든 농(農)이든, 첨단과학기술이든 친환경 고급 농축산품이든 이를 유통시키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상(商)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 아우디, RS7 무인 자동차로 DTM 레이스 완주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이케아 등이 주도하고 있는 거대한 상거래 혁명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포스코는 이러한 물결에 휩쓸려 가는 제조업체, 공(功)의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앞으로 무인드론 택배와 무인자동차 운행이 머지않았다. 기술은 준비되었고 이제는 상용화의 차례다.

현재의 유통구조, 상거래 생태계를 대형마트 vs 재래시장의 구도로 보면 안 된다. 온라인, 오프라인 융합의 시대이며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 기업들은 온라인 Only, 모바일 Only를 외치고 있다. 현재 세계 광고시장 총 수주액의 30%를 구글과 유투브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상거래 혁명이라는 거대한 글로벌 파도에 한반도는 ‘소귀에 경읽기’라는 점이다. 기술에만 집착했던 소니의 몰락과 갈라파고스의 생태계를 보는 듯하다. 국내의 ‘해외직구’ 열풍과 공인인증서 제도, 스마트폰의 전파인증제는 한국만의 강력한 내수 규제를 반증하는 사례다. 결제, 주문, 검색 등 개인의 거의 모든 전자상거래에 있어서 웹도 쇠퇴하고 모바일이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세계는 달려가고 있는데 한국은 제자리걸음에 있다. 한국만 뒤처지고 있다.

   
▲ 사진은 아마존의 로고. 아마존은 21세기 상거래 혁명의 대표 주자다. B2B의 선두주자 알리바바와는 다른 플랫폼으로 세계 온라인마켓을 점유하고 있다. 

21세기는 자본주의 기업가의 시대이지만, 한국은 규제의 목을 쥐고 있는 정치인 공무원의 나라다. 단통법, 도서정가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그린벨트, 수도권 규제, 심평원의 의료사회주의, 공교육, 대기업 규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 곳곳에서 규제의 도가니가 연출되고 있다. 가히 21세기 사농공상이라 지칭할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규제는 깨어지고 사람들의 경제적 자유가 날개 쳐 올라가는 순간은 언제쯤 오게 될까. 희망고문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