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군데스리가'라고 불리는 일명 군대축구에서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무조건 병장에게 패스해라"

상주상무에 속해 있는 이정협의 플레이를 본 남성팬들의 뇌리에 스치는 한마디가 아니었을까?

한국과 오만의 아시안컵 경기. 압도적인 경기에도 전광판은 1대0을 가리킨 가운데 후반 들어 만회골을 노리려는 오만의 공격이 거셌다.

이 때 '손날두' 손흥민이 볼을 가로채 전방의 노마크 상태에 놓인 이정협에게 킬 패스를 전달해 이정협은 오만 골키퍼 알 합시와 1대1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정협의 선택은 패스.

   
▲ 이정협 선수/사진=상주상무 홈페이지 캡처

한국이 10일 호주 캔버라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만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첫 경기에 대한 부담을 잘 털고 승점 3점을 따내며 성공적으로 첫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골 결정력 부재는 심각했다. 

특히 이날 후반 28분 조영철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선 이정협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중앙 쪽에서 오만 수비진을 괴롭히며 동료들에게 측면 공간을 잘 열어줬다.

그러나 공격수는 골로 증명해야하는 법. 후반 39분 이정협은 오만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어냈다. 중계를 맡은 이영표나 축구 시청자 모두 2대0 스코어를 기정사실화 했을 순간.

이정협은 슈팅이 아닌 크로스를 택했다. 상대방 수비수와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강력한 왼발 슈팅이나 공을 접어놓고 정교하게 오른발 감아차기를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이정협의 오판은 경기막판 오만의 기회로 작용했다. 오만은 후반 종료 추가시간 코너킥으로 위협적인 헤딩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김진현의 선방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정협의 판단 미스가 하마터면 승점 3점이 아닌 1점만을 가져올뻔 한 것이다. 

이정협은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졌고 골 까지 기록하며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써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비록 A매치 두경기 째인 이정협은 그러나 공격수로서 골에 대한 본능과 자신감을 찾지 않는다면 그는 더이상 한국 축구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