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정찰총국과 연계…북에 사치품 조달 위해 자금세탁”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이 자금세탁 혐의로 말레이시아로부터 신병을 확보한 북한인 문철명(55)씨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구금됐다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법정에 출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이 사건을 미국에 인도된 첫 북한 국적자 사건이라 밝히고, 약 2년간의 법적 절차 끝에 북한 국적의 문씨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문씨는 2013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공범들과 함께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부정하게 접근하는 수법으로 150만 달러(한화 약 17억원) 자금세탁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문씨가 미국의 유엔 제재 대상인 정찰총국과 연계돼 있으며, 북한에 사치품을 조달하기 위해 자금세탁했다고 미 법무부는 파악했다.

   
▲ 북한에서 지난 1월 5일부터 제8차 노동당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9일 보도한 사진에서 눈 내린 평양 거리 곳곳에 '노동당 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보도했다. 20201.1.9./평양 노동신문=뉴스1

미 법무부에 따르면, 문씨와 공범들은 가명으로 된 계좌와 회사를 동원하고 북한 관련이 아닌 것처럼 꾸민 거래를 통해서 적발을 피하려 애썼다. 이런 고의적 은폐를 통해 미국은행들이 북한기관에 이익이 되는 달러 거래를 하게 된 것이란 설명이다.

문씨는 2019년 5월 2일 워싱턴DC 연방 법원에서 자금세탁과 관련해 총 6가지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달 14일 말레이에서 체포·구금됐다. 이 과정에서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까지 힘을 합쳐 문씨를 체포했다.

이후 말레이 법원이 최근 문씨의 신병 인도를 승인하면서 문씨는 약 2년 만에 미국으로 송환됐다. 북한은 말레이 법원의 결정이 나온 지난 19일 말레이와 단교를 선언했다.

WSJ는 문씨가 국선변호인을 임명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하면서 문씨는 수주 내 기소될 것이며, 불법 자금세탁 혐의가 인정될 경우 20년형까지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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