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 장세 길어질 가능성…일각에선 2분기부터 하락할 것이란 예측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3개월 넘게 지루한 조정을 거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추세,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해지며 증시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 증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대비 0.28% 떨어진 2996.32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인 23일 코스피가 1% 넘게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에는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3000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지난 19일 연속 나흘 연속 하락 흐름을 보이는 셈이다. 

코스피는 올해 1월 11일 사상 최고점인 3266.23을 기록한 이후 게걸음을 하고 있다. 횡보 장세가 길어지며 시장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1.7%까지 치솟는 등 높은 수준을 보이는 데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 속 인플레이션 우려는 증시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물가 상승은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는 연준의 비둘기적 발언에도 시장이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 

실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3일(현지 시간)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이 인플레이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지 않는다”면서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수십년간 그래왔듯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억제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일회성 지출 증가가 그와 같은 예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목표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실제 테이퍼링(양적 완화 규모의 점진적 축소)에 앞서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 속 코스피의 횡보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2개월째 횡보하고 있지만 과거의 경험을 비춰보면 이는 금방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면서 “과거엔 4개월동안 15%가 넘는 하락이 나타났는데 만약 2분기 초중반쯤 경기 부양책에 의한 주가 반등이 나타난다면 당시보다 하락폭은 적어지고 조정기간은 길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는 지수가 흘러내릴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동력이 약해지면서 장세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글로벌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주요국 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만큼 글로벌 섹터 로테이션은 성장주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코스피가 상승하려면 2021년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어야 하는데  현재 135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컨센서스는 연초 130조원과 비교했을 때 거의 변화가 없다”면서 “실적 장세의 중요한 특징이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것인데, 지금은 13.3배(실적 장세였던 2010년 9.1배, 2017년 9.4배)로 멀티플이 하향될 여지가 있고, 이를 실적 상향으로 메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코스피는 올 2분기에 흘러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면서 “온라인커머스, 소프트웨어, 콘텐츠처럼 글로벌 주식시장 비중 대비 국내 주식시장의 비중이 낮은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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