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매출액 약 26조원 기록
R&D 비용 약 5조원 가까이 투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베링거인겔하임(BI)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펜데믹 여파에도 불구하고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 후베르투스 폰 바움바흐 베링거인겔하임 회장./사진=베링거인겔하임 연례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베링거인겔하임 24일 오후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전사 기준 매출이 직전년도 대비 3% 증가한 195억7000만 유로(한화 26조 199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 오른 46억2000만 유로(6조 1850억원)를 달성했다.

후베르투스 폰 바움바흐 베링거인겔하임 회장은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출장이나 글로벌 컨퍼런스, 심포지움 취소가 이어지면서 이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며 "영업직에서도 대면 활동이 줄고 이러한 마케팅, 판매·관리비가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매출에선 인체의약품이 74% 가까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인체의약품은 전년비 5.8% 성장한 144억2000만 유로(19조 3045억원)로 나타났다. 폐질환 치료제 '오페브' 판매량이 전년대비 41% 늘어나면서 20억6000만 유로(2조 7578억원)를 기록해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동물약품 사업부문은 전년 대비 5% 성정한 41억 2000만 유로(5조 5155억) 매출고를 올렸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양돈 백신인 '인겔백 써코프렉스'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9%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또 같은 기간 반려견 구충제 '넥스가드' 매출도 12% 증가하면서 동물약품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다만 말과 같은 반추동물이나 가금류 의약품 성장세는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미하엘 슈멜머 베링거인겔하임 이사는 "반추동물 의약품은 코로나19 여파로 공정 공장이 폐쇄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양계 농가들의 코로나19 여파 파산으로 관련 의약품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수준의 금액인 37억 유로(4조 9533억원)를 투자했다. 매출의 18.9%를 차지한다. 인체의약품 R&D 투자에만 32억 유로를 들였다.

폰 바움바흐 회장은 "해당 비용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 R&D 비용도 포함된다"며 "비용 중 4~5000만 유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사용됐다. 내년 임상연구 단계로 넘어가면 개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선 "현재 정확히 개발 완료 시점을 답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연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면 유럽의약품청(EM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1분기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쾰른 대학병원, 마르부르크 대학교, 독일 감염병연구센터와 공동으로 흡입형 코로나19 항체치료 후보물질 'BI767551'의 1/2a상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폰 바움바흐 회장은 이날 오픈이노베이션도 강조했다. 임상 파이프라인의 30% 이상을 파트너십을 통한 혁신에 기반을 두겠다는 목표다. 그는 "항생제 내성(AMR) 분야에서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마지막 항생제가 나온 시점이 14년 전이며 이에 대한 해답이 시급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항생제 내성으로 연간 약 70만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내성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균주 수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폰 바움바흐 회장은 "베링거는 지난해 AMR 액션 펀드에 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면서 "앞으로도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임상연구, 상업에 이르기까지 지원해 2030년까지 2~4개 항생제가 출시되도록 하는게 목표다"고 말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지난해 7월 벨기에 동물의약품 기업인 GST를 인수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줄기세포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또 같은해 9월에는 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표적항암제를 개발하는 생명공학기업 NBE테라퓨틱스 지분 100% 인수했다. 이어 중국 반려동물 전문 병원 기업 신루이펑 지분 일부를 취득한 바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CMO)도 한창이다. 폰 바움바흐 회장은 "바이오의약품 공장 가동률은 현재 매우 높은 상태로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 대비 약 6.6% 늘어난 8억3700만 유로(1조 1205억)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국내 삼성바이로직스에 대해선 "CMO 시장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 중이며 시장에서 높이 평가하는 기업이다"고 평가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세계 1위 규모(45만리터)를 자랑하는 CMO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폰 바움바흐 회장은 "내년도 역시 코로나19 펜데믹이 남긴 도전과제를 대처해나가는 한해가 될 것이다"며 "세계 각국의 시장에서 약가 인하와 관련된 압박들이 실적에 다소 타격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것을 모두 고려했을 때도 내년도 역시 올해 대비 소폭 증가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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