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운 걸었던 국민의힘, 국민의당과 합당 추진시 '반문 빅텐트' 핵심
'제3'지대' 실패 지켜본 윤석열, 국민의힘과 '연대' 방식으로 합류 가능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대선 전초전 격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수야권의 단일후보로 선출되면서 국민의힘도 한숨을 돌렸다. 나아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정계개편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오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 배경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존재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보궐선거를 승리한다면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의 ‘반문 연대’ 구심력 또한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일화 경선은 국민의힘으로서는 당의 존재 여부가 걸린 한판 승부였다. 자칫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내줬다면 ‘제1야당’으로서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할 뻔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국민의힘 제공

당내에서조차 안 대표와 연대론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결국 ‘자강론’을 내세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결단에 따라 보수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냈다. 이는 아직까지는 국민의힘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확인한 것으로 ‘반문 연대’의 구심점이 되기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안 대표가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합당 의사를 밝힌 만큼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자연스레 합당 논의가 이뤄진다면 ‘반문 빅텐트’가 펼쳐질 가능성도 높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합류 가능성도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안 대표가 결국 실패한 모습을 보며 제3지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윤 전 총장 역시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오 후보는 “윤석열 김동연 홍정욱 금태섭 등 합리적 중도우파 인사들을 넓게 삼고초려 해서 든든한 개혁우파 플랫폼을 반드시 만들어내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일찌감치 문을 열어뒀다.

김 위원장도 "제3지대론으로 성공한 예가 없다. 결국 우리나라 정당 시스템은 양당제 비슷하게 운영이 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일찌감치 ‘제3지대’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대검찰청 제공

당 안밖에서는 윤 전 총장이 당장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연대’ 형식으로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시작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일 가능성이 높다.

오 후보는 지난 24일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분이 본인 정치행보를 시작 안 했는데 첫 행보를 이번 선거를 도와주는 형식으로 하실 가능성은 적다”면서 "본인이 판단해 야권 후보의 승리를 원하신다면 도와줄 가능성과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 정계개편 주도권이 국민의힘으로 기울긴 했지만 모든 상황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결국 최종 판도는 4·7 보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은 됐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패배하면 야권은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당장 국민의힘으로는 내년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야권은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의 명운이 걸려있다”면서 “승리하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고, 패배하면 야권은 공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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