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명예회장 장·차남 사내이사 선임
전문경영인 체제...연내 3사 합병 기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셀트리온이 '오너 2세' 체제의 닻을 올렸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37)은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로,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34)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임기는 3년이다. 

   
▲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왼쪽)과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26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3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안건을 의결했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 23일부로 3사 등기임원(사내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서 명예회장이 그간 셀트리온을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 사내이사 선임으로 2세 체제가 가동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로 오른 서진석 부사장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셀트리온 R&D본부 과장, 생명공학 1연구소장,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사내이사에 오른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인하대학교 박사 출신으로 2017년 셀트리온에 과장으로 입사해 2019년 미등기임원 이사직에 올랐고 현재 셀트리온에서 운영지원담당장을 맡고 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서 명예회장의 은퇴에 따라 이사회를 보강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회사 살림은 전문경영인이 하되 그룹 투자 의사결정은 전문가 집단이 많을 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서 부사장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프로젝트에 공헌한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 26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30기 정기주주총회 현장./사진=셀트리온 제공


서 부사장과 서 이사는 사내이사직을 수행하면서 그룹 투자 등 의사결정 전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서 부사장은 향후 이사회를 통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을, 서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 명예회장도 그간 두 아들에게 경영권 대신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주겠다고 공언해왔다.

셀트리온은 이번 주총에서 경영과 소유권 분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서 명예회장이 은퇴한 이후 기우성 셀트리온그룹 부회장과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가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연내 3사 합병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 부사장과 서 이사가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에 각각 합류하면서 합병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9월 3개사 합병을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이날 정관 사업목적에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수출 도매 판매업'을 추가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존대로 셀트리온에서 화장품을 연구하고 판매는 계열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맡는다"며 "다만 엔자임과 같은 효소 단백질이 화장품 원료로 사용될 수 있어 이번에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것일뿐 계열사와 중복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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