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능계에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나가수3’가 효린을 캐스팅하며 ‘불후의 명곡’ 아류가 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한 연예매체는 13일 오전 MBC ‘나는 가수다’에 효린(씨스타)이 섭외됐다고 보도했다. 첫 녹화가 21일로 정해진 만큼 준비기간을 고려했을 때 효린의 출연은 이변이 없는 한 확정된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의 반응은 좋지 않다. 인터넷 상에서는 효린의 출연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제작진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대했던 ‘나가수’가 아니라 ‘불후의 명곡’ 아류작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가창력과 인지도 모두를 갖춘 가수들이 이미 나올만한 가수들은 다 거쳐간 단물 빠진 ‘나가수’에 출연하겠냐”, “나가수가 원래 숨어있는 고수, 아니면 실력은 뛰어난데 빛을 못 본 고수 출연하는 프로 아니었나?”, “가수 섭외를 TV 리모컨 돌려보며 하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그룹 씨스타의 멤버 효린이 MBC '나는 가수다-시즌3'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뉴시스

‘나가수’는 2011년 출범 당시 박정현, 김범수, YB, 이소라, 백지영, 김건모, 정엽이 출연해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실력으로는 두말할 것 없는 가수들이 생존과 탈락의 경계에서 단 한곡에 자신의 최대치를 뽑아내는 경연은 그동안 수준 높은 음악방송에 목말라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단비같았다. 그러나 탈락자 선정에 대한 논란이 일며 기준이 수차례 변동되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수’는 베일에 싸여있던 임재범을 투입해 전성기를 누렸다. 그가 무대에서 선보인 ‘너를 위해’, ‘빈잔’, ‘여러분’ 등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덩달아 함께 출연했던 가수들까지 주목받게 만들었다. 출중한 가수들의 치열한 경쟁은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키며 매 방송마다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냈다.

흐름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가수들이 매회 교체되고, 탈락에 대한 논란이 일며 시청률은 점차 하락했다. ‘고음, 록 스타일의 선곡이 유리하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후발주자로 등장한 가수들도 실력 면에서는 만만치 않았으나 출범당시 등장한 가수들에 비해 이슈와 스토리텔링 면에서 부족해 관심에서 점차 멀어졌다.

‘나가수’의 새로운 출연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본딴 의혹을 받고 있는 경쟁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가수를, 그것도 아이돌을 섭외한다는건 의외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무한도전-토토가’와 같이 출연자를 공개하지 않은 채 녹화를 진행하려는 방식도 문제가 있다. ‘토토가’의 경우 90년대로 돌아간다는 명분 덕분에 대중이 출연자를 유추하고, 하나하나 밝혀질 때마다 환호할 수 있었다. 공연 전 2회에 걸쳐 ‘스토리텔링’에도 심혈을 기울여 가수와 시청자가 공감대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공연에 주력하는 ‘나가수’는 성격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결국 청중평가단은 오늘 출연할 가수가 누군지 예측도, 즐길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녹화장을 찾아야 한다. 당혹스럽고 다소 불편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방식임에 틀림없다.

새해와 함께 호기롭게 다시 출발한 ‘나가수’ 시즌3가 용두사미로 다시 종영하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아류가 아류를 낳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미디어펜=최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