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최근 쿠팡을 시작으로 마켓컬리 등 국내 유니콘 기업(미래 성장형 기업)이 해외 증시 상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 31일 열린 KRX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혁신성장을 위한 핵심 추진방향을 발표하는 손병두 이사장의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손 이사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본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해외 상장에 아쉬움을 느낀다"면서 "미래성장형기업의 상장 활성화를 위해 매력있는 증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쿠팡의 미국 상장의 경우는 특수한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쿠팡은 대주주들이 외국계 펀드이고,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 상장이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며 "지분 이송 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차등의결권이 되는 시장으로 진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여야 간에 차등의결권 도입이 진행 중으로, 이 부분이 해소되면 국내 상장 기업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외의 경우 상장 비용과 상장 유지비용이 많게는 국내 대비 10배 가량이나 들고, 소송 위험성에도 돈이 많이 든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가 쿠팡 같은 유니콘 기업 등의 국내 상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주주분산요건과 자기자본요건과 같은 기본적인 요건만 맞추면,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도 상장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면서 "시가총액이 1조원으로 형성돼 있으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거래소는 최근 미래성장형기업(유니콘기업)의 주식시장 진입을 위해 코스피 시가총액 단독요건(1조원)을 신설했다. 시가총액 요건도 기존 6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자기자본도 종전 5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각각 완화했다.

이어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등 차세대 성장기업의 특성을 반영해 상장제도와 심사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손 이사장은 "심사 과정에 다양한 분야의 기술평가 전문가 참여시키는 등 성장형 기업에 적합한 질적심사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유망 혁신기업 육성 △산업 패러다임 선도 역할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시장관리 체계 개선 등 5대 핵심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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