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구출 대상자는 ‘플로렌시오 아발로스’

칠흑 같은 절망과 사투를 벌여온 칠레 광부들이 지하에 매몰된 지 69일 만인 13일(이하 현지시각) 기어이 세상과 재회했다.

광부 33명은 지난 8월 5일 산호세 광산 갱도 중간 부분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지하 약 700m 지점에 갇혔다.

대다수 광부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매몰 17일 만인 8월 22일 ‘피신처에 33명이 모두 생존해 있다’고 적힌 쪽지가 탐침봉에서 발견되면서 이들의 생존사실이 처음 알려졌고, 전 세계의 이목이 칠레로 집중됐다.

칠레 당국은 전날 밤 11시 20분께 산호세 광산 붕괴 사고로 지하에 갇혀 있던 광부 33명에 대한 구조 작전에 공식 착수, 약 1시간 만에 첫 구출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31)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첫 구출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
▲첫 구출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


전날 밤 지하 대피용 갱도로 내려간 구조 캡슐은 갱도에 대기 중이던 아발로스를 싣고 이날 오전 0시 11분께 지상으로 올라왔다. 이로써 근 70일 만에 햇빛을 본 그는 지하 깊은 곳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사람 중 한 명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번 구조 작업은 ‘불사조’란 이름이 붙여진 캡슐에 광부를 1명씩 태워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구조팀은 몸 상태가 가장 좋은 4명을 먼저 구조한 뒤 고혈압, 당뇨, 피부질환 등이 있는 광부들을 꺼내 올린 다음 마지막으로 작업반장인 루이스 우르주아를 구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1명당 구조시간이 약 1시간씩으로 33명 전원을 구출하는 데에는 총 36~48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칠레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번 구조 작전을 위해 광산 기술자와 구조 전문가, 의료요원 등 250여명이 동원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