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국내 개인투자자 외화주식 결제액 지난해 전체 65% 육박
해외 증시 거래 수수료 증권사 또 다른 수익원 급부상…고객 유치 총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화력이 세지면서 증권사들 역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서학 개미를 응원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하는가 하면 투자금 지원, 경품 제공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진행하는 추세다.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국내 개인투자자의 외화주식 매수·매도 결제액 총합은 1285억달러(약145조원)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서학개미들의 외화주식 결제액이 1983억달러(약 224조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65%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중 전체 외화주식 매수·매도 결제액 가운데에서는 미국 주식 결제 규모가 90% 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외화주식 결제액 전체에서 미국 주식 결제 규모는 1781억달러로 89.83%에 이른다.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외화주식 결제액에서 미국 주식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졌다. 올해 미국 주식 결제액은 1198억달러로 전체 93.29%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해외 증시 거래 수수료가 증권가의 또 다른 수익원으로 급부상했다. 

실제 증권업계는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으로 역대 최대인 5475억원을 벌었다. 지난 2019년(1637억원)과 비교하면 3838억원(234.4%) 급증한 규모다.

미국 증시가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주요한 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서학개미를 잡기 위한 증권가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실시간 종목 시세 무료, 수수료 인하·환율 우대, 정규시장 개장 전 거래 시간 확대 등 기존 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 확대를 넘어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줄을 잇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미니스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학개미의 편리한 주식 매매를 돕는다. 미 증시에 상장된 주요 주식을 1주 미만 소수점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1주당 수백 만원에 달하는 종목에 대해 투자자들의 접근 장벽을 한층 낮춘 셈이다. 

아예 서학개미를 위한 열렬한 응원 메시지를 전달한 증권사도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나스닥 본사 전광판에 ‘대한민국의 꿈이 전 세계에 빛나도록 KB증권이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의 광고를 띄웠다. 나스닥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를 모든 고객에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마련된 이벤트였다. KB증권은 이 밖에 미국 주식 프리마켓 거래 시간 저녁 5시로 확대, 서버자동주문, 알고리즘 매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나스닥 타워에 ‘미국주식도 키움증권, 서학개미 여러분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운 광고를 게재했다. 또 이달 1일부터는 미국주식 프리마켓 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 빠른 오후 5시로 앞당겼다. 미국주식 종목 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투자자들의 니즈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전문 리서치 회사인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분석자료(국문번역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현금 지원 이벤트도 등장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한 달 동안 신규 고객 또는 2015년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해외주식 거래가 없었던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지원금 20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또 지난달 22일부터는 프리마켓 거래 시간을 기존 대비 3시간 앞당겨 오후 5시부터 가능하도록 연장했다. 이달부터는 미국 주식의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1개월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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