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장 후보추천위원회, 황영기·김기범·최방길 최종 후보 3인 선정
업계 반응, 경력·인품 모두 합격점…각 권역별 출신사 표심에 당락 가능성 높아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한국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 등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 제3대 한국금융투자협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왼쪽부터).

14일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제3대 금투협회장 최종후보를 이같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 2명은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최종후보에 오를 인물이 됐다는 평가다. 세 사람 모두 경력이나 인품 면에서는 뒤질 게 없다는 후문이다. 다만 증권, 은행, 자산운용사 등 권역별 각 후보의 출신사에 따라 표심이 엇갈릴 전망이다.

최종 후보가 된 3명 모두 업계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경력면에서 볼때 가장 금투협 차기 회장이 바짝 다가간 인물은 황 전 회장이다. 황 전 회장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금융전문가라는 평가를 이미 받았다.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파리바 뱅커스트러스트(BTC) 등 외국 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989년 삼성그룹 비서실 국제금융팀 부장으로 스카우트됐다.  이후 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지낸 금융계의 거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은행업과 투자업계 경험을 두루 갖춰 세 후보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김 전 사장은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을 거쳐 대우증권 사장을 지냈다. 증권업계 대표적 국제통으로 투자은행(IB) 분야에서도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온화한 성품으로 늘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한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최 전 부회장은 SH자산운용사 부사장을 거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을 지냈다.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입사해 은행에서 오래 근무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세 후보 모두 약점도 있다. 황 전 회장은 KB금융지주 회장 시절 ‘MB맨’으로 분류됐던 점이 부담이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에 돌연 대우증권 사장직에서 물러나 KDB산은지주와의 마찰설 등 증권가에 강한 후폭풍을 일으켰다. 온화한 성품으로 추진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 전 부회장은 은행출신으로 증권사 근무 경력이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금투협회장 선거규정 상 몸집이 작은 운영업계의 표만으로는 당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한편 투표는 오는 20일 임시총회에서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진다. 투표에는 증권사 60곳, 자산운용사 86곳, 신탁사 11곳, 선물사 7곳 등 총 164개 회원사가 투표에 참여한다. 회원사 1곳당 1표씩 투표한 결과를 60% 반영하고,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나머지 40%에 적용해 합산한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2월초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