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부담·시중금리 상승·공급확대 전망 등 영향으로 매수세 주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끝없이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집값이 급등해 피로감이 쌓인 데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실수요자들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올라 상승폭이 소폭 줄었다. 이는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상승폭은 지난해 11월 0.02~0.03%를 유지하다가 12월 1~4주 0.03%, 0.04%, 0.05%, 0.0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폭이 커지면서 지난 2월 첫째 주 0.10%를 기록했지만, 이후 상승폭이 점차 떨어지는 모습이다. 

서울은 보유세 부담, 주택담보·신용 등 시중금리 상승, 공급확대 전망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주춤해지며 상승폭이 줄었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0.08%)가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 있는 상계·월계동 재건축, 광진구(0.05%)가 개발호재 있는 구의·광장동, 도봉구(0.05%)가 창동 역세권과 방학동 구축 위주로 올랐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0.09%)가 방이동·송파동, 강남구(0.08%)가 압구정·개포동, 서초구(0.07%)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도 0.28% 올라 전주(0.29%)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인천에서는 연수구(0.98%)가 송도동과 교통개선 기대감 있는 연수·동춘동 위주, 부평구(0.43%)가 주거환경 및 교통 개발호재 있는 부개·삼산동 위주, 서구(0.43%)가 교통호재 있는 검단신도시 및 인근 마전·불로지구 위주로 상승했다. 경기도에서는 시흥시(0.92%)가 교통 및 주거환경개선 기대감 있는 지역, 안산시(0.98%)가 교통 및 개발호재 있는 지역 위주로, 의왕시(0.85%)가 내손·오전·포일동 위주로, 오산시(0.56%)가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은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첫 선도사업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공급을 확대하고 집값 안정에 나서겠다고 자신했다. 후보지는 영등포역 인근 등 역세권 9곳과 준공업지역 2곳, 저층주거지 10곳 등 총 21곳이다. 이를 통해 약 2만5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조합 등 48곳이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신규주택 공급 물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지역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규제 완화 공약을 내세우면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달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차(전용면적 196.21㎡)가 한 달 전보다 10억원 이상 오른 63억원에 매매되고,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79㎡)도 22억4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4대책 이후 불거진 매수자 관망세가 금리 상승, 보유세 부담 등과 맞물려 확산되는 모습이지만, 시중에 매물이 많지 않은 데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고수하는 분위기여서 상승세는 이어졌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규제 완화 발언이 잇따르자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 매매시장의 숨 고르기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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