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플랜트 사업에서 적자행진을 이어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결국 결단을 내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2년 플랜트의 설계, 구매, 시공을 일괄 수주하는 EPC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그동안 외형만 성장하고 내실을 기하지 못했다"며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사업본부에 통합시키는 등 위기극복을 위한 구조개혁 작업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 대규모 영업적자로 위기에 휩싸인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야경.

그동안 EPC 사업의 중심축인 핵심기자재와 설계(엔지니어링)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에 맡기게 되면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회사의 판단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본부 통합을 계기로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설계·영업력 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플랜트 사업본부가 그동안 적자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감안, 해양사업본부의 인력을 적극 투입해 손실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와 함께 해양-플랜트 현장에서 동일하게 쓰이는 기자재, 모듈을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 절감 효과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당초 임금단체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해양-플랜트 사업본부의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경영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구조개혁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 과장급 이상 사무직 직원 15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엔 임원 262명 중 31%인 81명을 감원했으며 7개 사업본부 아래 부문 단위를 기존 58개에서 45개로 줄이고 해외법인·지사를 축소하는 등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