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기술 콘퍼런스서 공개된 청사진
젊어진 현대차그룹, 빠른 변화속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먹거리 중 하나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선택했다. 활동무대를 지상에서 하늘로 확장하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 같은 파격행보에 업계에서는 의구심을 품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현대차그룹인 만큼 또 다른 혁신을 보여 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앞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전환의 태동기 전기차와 수소차의 갈림길에서 투트렉 전략으로 독자 기술력과 입지를 굳혔던 현대차그룹이다. 이에 UAM을 통해 새로운 변화트렌드를 이끌어갈 모습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 가상이미지. /사진=HMG저널 제공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재원 현대차 UAM 사업부 사장은 지난 6일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가 주최한 '2021 지멘스 전기차/자율주행차 기술 온라인 콘퍼런스'에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UAM 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한국시장 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신재원 사장은 "70여 년 전 제트엔진 개발이 항공기 역사에서 혁신을 일으킨 것과 같이 UAM 개발 역시 파격적"이라며 시장을 낙관했다.

1903년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비행체를 개발한 이후 120년동안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해온 비행체는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UAM이 그 변화의 중심에 놓여있다. 

UAM은 기존의 엔진으로 구동되던 방식과 달리 여러 개의 전기모터를 활용해 작은 소형 로터를 돌려 양력을 통해 수직으로 뜨고 내릴 수 있는 비행체다.

기존 헬리콥터 대비 소음과 하강풍을 현격히 줄일 수 있어 10명 안팎의 승객을 태우고 도심 주요 지점에서 쉽게 뜨고 내릴 수 있다 장점을 보유한 비행체가 UAM이다.

시장성이 뚜렷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며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정의선 회장 역시 높은 관심을 보이며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UAM사업의 변곡점은 오는 2035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테스트 단계를 거쳐 2028년 상용화이후 기술 발전과 규제완화가 이뤄지며 수요또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 모건스탠리 역시 비슷한 시점에 관련 수요가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전 세계적으로 약 1조5000억달러(약 1750조원) 수준의 UAM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에 UAM이 뜨고 내릴 수 있는 이착륙장, 이른바 '버티포트'를 구축 중이다.

지난해 10월 현대차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에 착공한 개방형 혁신기지(오픈이노베이션 랩)를 착공했다.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이곳은 4만4000㎡(약 1만3000평)에 지상 7층 규모로 들어선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CES2020에서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이 혁신기지 옥상에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UAM 버티포트(터미널)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빠른 변화는 정의선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일선에 나서며 시작됐다. 

앞서 수소분야에서의 파격적인 도전과 성과를 보이며 최고기술력을 보유하게 된 저력을 보여줬다. 이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UAM분야에서도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트랜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주요기업들도 해당 사업을 가시화 하고 있다는 점에서 UAM분야에서의 국내 기술력이 글로벌시장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현대차그룹 이외에 UAM사업을 주목하고 있는 곳은 한화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다. 이들 역시 기존의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UAM사업과 더불어 로보틱스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등을 통해 미래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 결과 전기차분야에서는 선구자 테슬라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보다 빠른 체제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 애플도 미래차 분야에 새롭게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팀쿡은 "자율주행차는 그 자체가 핵심 기술로, 한발 물러나서 보면 사실상 로봇과 같다. 이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애플의 향후 행보를 암시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미 애플이 나아갈 방향의 원천기술력을 모두 확보하고 상용화만 남겨둔 상태다. 혁신의 아이콘이던 애플과 같거나 조금 앞서있는 현대차그룹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게 갖춰진 현대차그룹인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 많이 기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UAM분야에서 현재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미래기술분야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새로운 모습의 현대차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술부터 로보틱스 기술까지 조합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