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입니다’. 오늘날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한 가지 꼽는다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기업들이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모두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제품군의 종류를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아져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여기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독특한 전략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시장을 지배하는 '물건'들이 있어 주목된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이어서>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장수브랜드의 약점인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젊은 감성과 소통하는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용기디자인 공모전, 팝업스토어 운영 등 소비자 참여에 중점을 둔 이벤트를 벌여왔다.

   
▲ 한때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CF모델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 빙그레 제공

아울러 브랜드 강화를 위해 신제품 출시에도 힘써왔다. 빙그레는 지난해 2월 바나나맛우유와 동일한 용기와 디자인으로 ‘메론맛우유’를 출시했다. 바나나맛우유의 단지모양을 하나의 브랜드로 삼아 가공유 시장의 절대강자로 입지를 한층 강화한다는 목표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2004년부터 미국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캐나다·중국·필리핀 등 1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이들 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국내 중국 관광객의 증가와 한류의 영향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데다가 중국 내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바나나맛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