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거취, 8일 의원총회 재논의…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회초리 든 시민 마음, 모두 받겠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종민·신동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7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회의를 열었으나,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퇴에 반대하면서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년 대행과 최고위원들은 이날 자정까지 2시간 남짓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가졌다.

김 대행이 이날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현 지도부 총사퇴 후 5월 둘째 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조기에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서 뽑힌 신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비대위를 꾸리고 이에 따라 새 지도부 구성 전까지 관리한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 7일 오후 8시 15분경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김태년 민주당 대표대행이 침묵한 채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앉아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유튜브 방송국 델리민주 제공
민주당 지도부는 비공개회의를 8일 오전 일찍 다시 열기로 했고, 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 패배 수습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김 대행은 "지도부 거취 관련 문제는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말씀드리겠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한편 이날 민주당 당사 2층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완패가 확정되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거나 굳은 표정으로 침묵하는 등 충격을 가누지 못했다.

오후 8시 15분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상황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탄식조차 나오지 않았다.

TV 생중계 화면을 바라보던 김 대행은 이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최고위원들과 함께 상황실을 떠났다.

자택에 머무르던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오후 9시 10분경 안국빌딩 캠프 사무실을 찾아 관계자들을 위로했고, 오후 10시경 개표 상황실에 들러 20여분간 김 대행 등 지도부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이날 당사 1층에서 기자들이 입장을 묻자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가야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모두 감사하고 모두 잊지 않겠다"며 "진심이 승리하길 염원한 시민들께 끝없는 감사를 드리며 엎드려 큰 절 올린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회초리를 들어주신 시민들의 마음도 제가 모두 받겠다"며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