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지방선거를 총괄 지휘할 '새 지도부 찾기'
'친문'과 '비문'의 계파 갈등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
[미디어펜=박민규 기자]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7재보궐선거에서 참패 이후 총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성찰과 쇄신을 통해 등 돌린 '민심'을 설득하고 내년에 치러질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총괄 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을 '새 지도부 찾기'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빠른 패배 수습과 국면 전환을 위해 당초 다음 달 12일이나 13일 열 예정이었던 원내대표 경선을 약 한 달 앞당겨 오는 16일에 실시하고 다음 달 9일 예정이었던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당겨 2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집권당의 혁신을 이끌어야 될 새 지도부을 두고 벌써부터 '친문'과 '비문'의 치열한 논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비대위원장으로 도종환 의원이 임명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는 등 계파 갈등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도 위원장은 친문 의원들로 구성된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어 '진성 친문'으로 불리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쇄신'을 강조한 민주당이 시작부터 실효성을 잃고 다시 '기승전 친문'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노웅래 의원은 지난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면피성,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을 바보로 보는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주류와 비주류, 친문과 또 다른 그런 게 없어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벼랑 끝에 서서 쇄신을 해야 하는 마당에 쇄신의 당 얼굴로서 특정 세력의 대표를 내세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비주류인 조응천 의원도 전날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당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가급적 이번 당내 선거에 나서지 않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도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분석과 함께 당의 전면적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쇄신과 혁신'을 약속한 만큼 정책 기조를 전면에 나서 재정비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우리당은 이번 선거를 패배를 계기로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며 "앞으로 '친문', '비문'이렇게 논쟁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당을 이끌어갈 분은 우리 당을 '환골탈태' 시킬 수 있는 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송영길, 홍영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의원SNS, 더불어민주당 제공
위기에 처한 민주당 내에서 '쇄신'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당 대표·원내대표 후보군 상당수가 친문 의원이기 때문이다.

현재 당 대표에는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원내대표에는 윤호중, 안규백, 김경협, 박완주 의원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당의 방향은 새로 선출되는 지도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친문' 색채가 강한 당대표 및 원내대표가 된다면 지금의 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위기의 당을 구원할 당대표 및 원내대표는 당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분이 필요하다"며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내 갈등은 부적절 하다"고 계파 간의 갈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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