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만점 법인은 6곳…재무 분야 등 대중 공개 부담 느끼는 듯
박두준 연구위원 "기부 단체, 의무 제출 자료에 충분한 정보 제공해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국내 공익법인 1만514곳 중 조직 정량 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곳은 30곳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9일 한국가이드스타가 2020년 국세청 결산서류를 토대로 투명성·책무성·재무안전성·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굿네이버스 △기아대책 △바보의나눔 △아이들과미래재단 △어린이재단은 5년 연속 종합평가 만점을 받았다.
 
지난해 별3점(만점) 법인은 145개, 별2점 법인은 215개, 별1점 법인은 85개였다. 올해는 별3점(만점) 법인이 30개, 별2점 법인 10개, 별1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과거에는 평가대상 법인의 평가항목이 국세청 공시자료의 정확성에 맞춰 평가했으나 올해부터는 공익법인의 정보공개인 투명성에 초점을 두고 한국가이드스타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해야만 평가를 하는 것으로 방식을 변경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최종평가 대상 법인은 472개에서 599개로 작년보다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투명성·책무성 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평가를 받지 않은 기관이 555개라는 점은 아직도 우리나라의 많은 공익법인들이 대중들에게 법인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 9일 한국가이드스타가 2020년 국세청 결산서류를 토대로 공익법인 1만514곳의 투명성·책무성·재무안전성·효율성을 분석했다고 밝혔다./자료=한국가이드스타 제공

◇"투명성·책무성 지표 변별력 강화 필요 있다"

이번 평가에서는 운영 방식 뿐 아니라 평가지표도 변경됐다. 재무건전성·효율성 평가는 모두 3년 치 공시자료를, 투명성·책무성 지표항목의 대부분은 공시양식 외의 자료들을 활용했다.

미국에서는 국세청에 제출하는 공시서류(IRS 990)를 통해 투명성·책무성 항목을 점검할 수 있다. '임원·이사 주당 평균 근무시간·급여(보상액)''이해분쟁에 관한 정책 여부'·'문서 보관 및 폐기 정책 여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한국 국세청 결산서류 양식은 공익법인 회계 일반에 대한 내용은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나 책무성을 검증할 수 있는 항목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가이드스타는 공익법인 평가지표를 고도화하고자 공익법인 관리 체계가 뛰어난 미국의 사례 및 국내외 공익법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년 하반기에 GSK 4.0 평가지표를 개발해 공시양식에서 확인할 수 없는 투명성·책무성 지표항목들은 법인으로부터 직접 추가 자료를 요청해 평가를 실시했다.

투명성·책무성 지표의 세부항목은 기부자들이 공익법인의 주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익법인 홈페이지에 '국세청 결산서류와 외부감사보고서의 공개여부'·'연차보고서·사업성과 보고서 공개 여부'·'이사회 및 총회 회의록 공개 여부'·'주요 직원 리스트 공개 여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공익법인의 국세청 결산서류 공시자료는 공익법인의 자산이나 공익목적사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정보를 대중·정부에게 공개함으로써 대중이 올바른 기부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는 공익법인의 운영상태를 관리·모니터링 할 수 있는 판단의 근거가 된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연구위원은 "기부자가 후원하는 단체를 믿고 기부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의무 제출해야 하는 공시양식에 보다 충분한 정보가 담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한국가이드스타 역시 투명성·책무성·재무안전성·효율성 지표를 보다 변별력 있는 항목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분석해 평가제도를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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