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검찰이나 국정원에 불려가는 것 아닌 가 불안했다”

노컷뉴스와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SBS 인기 드라마 ‘대물’에 대한 정치적 외압설이 끊이지 않는가운데 작가 자신도 정치적 이슈로 비화하는 데 대해 불안감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등장시키면서 그 자체가 정치적 논란 거리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여성 아나운서가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그린 ‘대물’은 시작부터 정치권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고현정이 연기하는 서혜림은 일부 여성 정치인을 떠오르게 하며 극 중 정당명칭 ‘민우당’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때문에 황작가의 하차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정치외압설이 강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황작가는 단도직입적으로 “정치 외압은 없었다”라며 “1회부터 6회까지 대본을 공개해 그동안 내가 받은 오해를 풀겠다”라고 말했다.

또 대권주자인 박근혜를 띄워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반은 남자고 반은 여잔데 여자가 대통령되면 박근혜라고 생각하는 흑백논리는 버려야 하는 것아닌가, 그래서 노처녀가 아니라 아줌마로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황작가는 지난 3월 말 ‘대물’에 합류해 7월 31일 하차했다. 황작가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만화 원작 ‘대물’의 드라마화를 준비해 온 유동윤 작가가 개인 사정으로 하차한 뒤 SBS 측에서 황 작가에게 집필을 의뢰해 고심 끝에 합류를 결정한 것이다.

황 작가는 “사실 ‘대물’ 원작을 보고 겁이 났었다. 하지만 ‘대물’ 설정을 통해 평범한 여성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기에 시작했던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연출을 맡은 오종록PD와의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황 작가는 “원작만화 ‘대물’의 캐릭터와 줄거리를 현재 드라마의 설정으로 바꾸었는데 오PD가 캐릭터 이름이나 디테일(세부 설정)을 자꾸 바꿨다”며 “나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심지어 대본연습 때 오지 말라고까지 했다”며 불편해 했다.

황작가는 “오PD는 아마 ‘웨스트윙’이나 ‘하얀거탑’같은 본격 정치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줌마의 감성으로 천방지축이지만 국민에게 진솔하게 다가가는 아줌마 대통령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이견을 보았고 결국 7월 말 더 이상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뒤 드라마에서 하차했다”라고 말했다.

황작가는 “정치를 쓰고 싶었던게 아니에요. 뻔한 정치드라마를 만들지 말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뉴하트’처럼 저런 의사가 있는 병원이라면 나도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치인의 음모 계략 중심이 아닌 일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나중엔 겁이 나더라구요. 제가 쓴 내용이 다르게 변질돼서 나가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는 이러다 대검중수부 국정원에 불려가는건 아닌가 불안감이 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한편, 황 작가가 하차한 ‘대물’은 다음주 방송분인 5회부터 유동윤 작가가 집필하게 된다. '뺑소니 논란'을 겪은 권상우 출연 논란으로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던 '대물'이 이후 정치권 외압설과 작가 교체 논란 속에 어떤 변화를 겪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