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5200억 유입…'무늬만 ESG' 사례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친환경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에 올해에만 5200억원의 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속에서도 ESG 펀드에 만큼은 돈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명칭에만 ‘ESG’가 담겨 있는 일부 사례도 있어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ESG 펀드’에 급속도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보면 지난 8일을 기준으로 현재 국내에 출시돼 있는 공모펀드 중 주식형 ESG 펀드로 분류되는 상품은 총 36개다. 

이들 상품의 설정액은 1조 1789억원인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233억원이 올해 들어 불과 4개월간 늘어난 금액이다. 어느 정도로 ESG 펀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지를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투자업계는 ‘직접투자’가 명백한 대세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외 주식은 물론 암호화폐에 대해서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은 다소 줄어들어 올해 국내주식형 액티브펀드에서는 무려 1조 2434억원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ESG펀드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올라간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최근에 나타난 변수로는 역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무시할 수 없다.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인 작년에 ESG 등급이 높은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이것은 최근 10년간 서서히 커지던 ESG 테마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는 결과를 야기했다.

일례로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S)'의 경우 최근 1년 사이 81.83%(9일 기준)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73.31%)을 앞지른 것으로, 코스피의 기록적인 상승보다도 ESG 테마가 더 가파른 상승을 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국내 시장의 대표적인 액티브형 ESG 공모펀드로 손꼽히는 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A1클래스 기준)의 경우 1년 수익률이 84.77%를 기록했다. 소위 ‘착한 투자’로 거론되던 ESG가 실제로 돈이 되는 모습이 관측되면서 투자자들의 ‘콜’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편승해 ‘무늬만 ESG’인 펀드들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펀드와 크게 다를 바 없이 투자전략상 약간의 ESG 요소가 있을 뿐인데도 명칭을 ‘ESG 펀드’로 다는 경우가 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반 투자자들이 ‘ESG 펀드’ 이름을 내건 펀드들의 실제 ESG 비중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호재로 ESG 펀드가 더욱 부각된 면이 있는 만큼 향후 상황에 대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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