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진단키트 사용·지자체장 공시가격 결정권 부여 놓고 '기싸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1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무위원들 사이에 코로나 방역 완화를 위한 자가검사키트 허용과 지자체장에게 공시가격 결정권 부여를 놓고 토론이 있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사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회의 말미에 발언권을 얻은 오 시장은 먼저 “(어제) 대통령님 축하 난과 말씀을 전달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대통령님과 각 부처 장관님들께 가감없이 전달해 같이 풀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전하면서 “방역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버겁다. 새로운 시도, 아이디어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간이 진단키트에 대해 식약처가 빠른 시일 내에 사용 허가를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 국민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개정과 국토부의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 공동주택 가격 결정 과정에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과 관계 장관님들의 관심과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두 가지 제안에 대해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차례로 발언했다.

간이 진단키트 사용과 관련해 권 장관은 “자가 진단키트는 보조적 수단이어야 한다.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인 콜센터나 요양병원, 학교, 실내 체육시설 등에는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유흥시설이나 식당 등 일회성으로 찾는 곳에 자가 진단키트를 쓸 수 있는 지는 전문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4.13./사진=청와대

전 장관은 “지자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경우 중대본과 협의해 달라. 협의를 거치지 않으면 방역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장에게 공시가격 결정권 부여와 관련해 변 장관은 “방향과 취지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서울-경기-제주만 찬성하고 다른 지자체는 모두 반대했다. 전국적 통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 장관은 “일부 지자체의 문제 제기가 사실은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한 것이 많았다. 공시가격은 4월 말까지 이의신청을 받아 결정하고, 확정은 6월에 하도록 여러 단계를 거친다. 정부도 가능한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긍정적으로 심도 있게 의견을 주셔서 판단에 크게 도움이 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진단키트와 관련해 “장점은 최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해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주 서울시 방안을 마련해 다음 주 중대본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시지가 문제에 대해서는 “상승 속도가 급격하다. 공시가격이 올라 세금이 오르면 가처분 소득이 줄어 경제효과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토론을 경청한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장께서 제안하고 관계 부처에서 답변을 했는데, 요약된 제안과 짧은 답변만으로 충분힌 소통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 관계 부처가 국무회의 이후에도 충분히 소통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이든 부동산 문제든 서울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서울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전국적 해결이 가능한 만큼 충분한 소통으로 각 부처와 서울시가 같은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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