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임금 폭탄 해소, 노조 항소 접고 경쟁력강화 동참을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통상임금의 ‘로또재판’이 사라질 전망이다. 판사별 이현령 비현령식의 통상임금 판결이 해소되는 전기가 마련됐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등 산업계를 드리웠던 통상임금 쓰나미는 잠잠해지는 전기를 마련했다. 법원이 노사갈등을 해소하는 ‘라스트 리조트’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판사리스크’도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이 16일 현대차 통상임금관련 소송에서 현대차의 손을 들어준 것은 산업계를 위해 무척 다행스럽다. 그동안 중구난방식의 통상임금 판결 혼란을 바로잡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중앙지법 재판부가 국가경제와 산업계의 경쟁력 약화 방지를 위한 합리적 판결을 내린 셈이다. 모처럼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보탬이 되는 판결을 내렸다.  대기업 강성노조의 탐욕을 제어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중앙지법의 판결은 고정성이 없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재판부는 현대차의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기 때문에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제시했다.
대법원이 2013년 12월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고정성 요건을 제시한 것을 하급심에서 구체화한 것이다.

중앙지법의 판결은 무엇보다 노조의 통상임금 줄소송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방어벽이 됐다. 부산지법은 르노삼성의 통상임금 소송에 무책임한 판결을 통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부산지법은 고정성이 없는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하도록 판결했다.

부산지법 판결에 자극받은 전국의 노조들이 줄소송을 해댔다. 소송대란이 우려되기도 했다. 노조는 결속력 유지를 위해 소송을 남발했다. 노조원들도 혹시나 로또를 잡는가 해서 소송을 벌였다. 중앙지법이 중심을 잡으면서 통상임금 로또소송은 이제 한바탕 꿈으로 끝날 전망이다.

중앙지법은 산업계의 인건비 추가부담 대란을 없앴다. 법에 따라 판결했지만, 정말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기위한 애국판결을 한 셈이다. 노조의 지나친 이기주의와 과도한 임금인상 욕구를 억제했다. 대기업들은 과격노조에 질려 해외로 탈출하려는 공포감을 한순간 접게 됐다.

   
▲ 현대차가 통상임금대란을 해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이 고정성이 없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과도한 이기주의행태를 접고, 회사가 글로벌 경쟁력강화와 신차개발에 주력하도록 상생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대기업들은 그동안 통상임금 문제로 노사합의를 하지 못해 심각한 어려움을 겪였다. 전경련에 따르면 대기업의 56%가 통상임금문제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했다. 기업들은 중앙지법의 현대차 판결을 계기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바탕으로 한 통상임금 합의를 촉진할 수 있는 호기를 마련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상여금 전부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회사측은 상여금 800% 중 700%를 통상임금에 포함해주기로 하고 노사간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원들은 찬반투표에서 이를 부결시켰다. 지나친 노조이기주의가 노사협상을 파국으로 몰아간 것이다. 중앙지법의 판결은 노조의 이기적 행태를 접게 만들 것이다.

통상임금 문제는 재계를 옥죄어온 대형 폭탄이었다. 상여금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인건비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이 나왔을 경우 3조원의 추가인건비를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노조원 4만7000명에 개인별 8000만원을 줘야 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새로 부담해야 인건비가 무려 5조3000억원으로 급증한다는 점. 뿐만 아니라 현대차 전체 계열사에서 통상임금확대로 새로 지불해야 할 인건비는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현대차로선 대형 통상임금 폭탄을 피하게 된 것이다. 물론 중앙지법은 현대차에 합병된 현대차써비스 직원에게 준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산정토록 했다. 현대차는 사규에 상여금 지급대상은 산정기간에 15일이상 일해야 한다는 조건을 명문화했다. 반면 현대차써비스는 합병전에 이같은 규정이 없었다. 법원은 이를 감안해 옛 현대차써비스 직원들만 통상임금 혜택을 보도록 했다. 현대차써비스 직원들은 전체 현대차 직원의 8.7%에 불과하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인건비는 130억원에 불과하다.

당초 통상임금 추가부담 3조원 추정치에 비하면 거의 부담이 없는 셈이다. 그만큼 현대차로선 인건비부담을 털고, 신차개발과 글로벌생산기지 확충및 마케팅 강화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현대차 노조는 과도한 소송욕구를 자제해야 한다. 중앙지법의 판결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항소하기로 한 것은 회사경쟁력을 갉아먹을 뿐이다. 노조가 항소등을 통해 법정 투쟁을 장기화하는 것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점점 줄일 뿐이다. 노조가 회사와 싸워 이길 생각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노조가 시뻘건 머리띠를 두르고 투쟁지향적으로 나오면 회사는 울산과 전주공장 생산은 점점 줄일 수밖에 없다. 대신 중국과 미국 유럽 중동및 중남미 생산물량을 확충할 것이다.

노조가 과도한 소송욕구를 접어야 한다. 사측과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데 올인해야 한다. 이기주의적 행태를 지속한다면 울산자동차메카는 5년, 10년안에 미국 디트로이트시로 전락할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도요타노조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도요타노조는 엔저로 회사가 최근 매년 20조원이상 영업이익을 내는데도, 제몫찾기를 자제하고 있다. 임금을 1만엔 올리는 데 사측과 합의했다. 회사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신차개발, 글로벌 영업력 강화에 힘써야 노조의 일자리도 보장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도요타 노조의 현명한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대차 노조원 임금은 평균 9000만원이 넘는다. 이런 과도한 인건비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국내 근로자들의 임금은 미국 앨라바마와 조지아주 공장 근로자 인건비보다 훨씬 높다. 중국과 동남아근로자들의 인건비에 비해서는 5배~10배가량 된다. 울산공장 근로자는 임금은 가장 많이 받으면서 1인당 생산성은 전세계 현대차공장 근로자 중에서 가장 낮다. 울산공장의 경우 한 대를 생산하는 데 31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미국 앨라바마공장과 북경공장은 각각 14시간, 19시간에 불과하다.

현대차 노조는 라인을 멈출 수 있다는 생산독점력을 갖고 있다. 이를 무기로 회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자동차산업의 공동화만 부채질 할 뿐이다. 기득권 지키려다 향후 자신은 물론 후배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뿐이다.

노조는 해외 동향을 보기 바란다. 현대차의 최대 라이벌인 일본 자동차업계는 펄펄 날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가 무한정 엔화를 찍어내면서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은 가격경쟁력이 대폭 강화됐다. 엔고로 시름시름 앓던 일본메이커들은 갑자기 돈방석에 앉았다. 도요타는 연간 20~30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혼다 닛산도 신바람이 났다.

아베의 엔저정책은 결국 현대차죽이기를 겨냥한 것이다. 일본 제조업을 위협해온 한국제조업에 결정적인 한방을 먹이는 고도의 책략이다. 노조는 일본정부와 자동차업계의 움직임을 강건너 불구경하면 안된다.

현대차는 미래 신차개발경쟁에서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의 휘발유차는 언젠가는 도로에서 급격히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대신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연료차 등이 미래의 차로 급부상중이다. 신차개발비는 천문학적인 개발비가 소요된다.
정몽구회장은 최근 연구개발과 신차개발에 앞으로 8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천명했다. 정회장 특유의 타이거경영, 공격경영이다.

정회장은 한국 미국 일본 독일 자동차업계간 적벽대전에서 현대차가 글로벌 톱5위상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톱1까지 가기위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정회장과 정의선부회장은 담대한 미래 프로젝트를 내걸고 이를 실현시키기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회사경영진은 불철주야 회사경쟁력을 고심하고 있는데, 노조는 과도한 임금인상요구나 하고, 법정소송을 벌이는 것은 정말 우매한 짓이다. 현대차노조가 기득권노조, 귀족노조라는 현재의 지위를 ‘향유(?)’하려면 회사가 연구개발과 신차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도록 과도한 내몫찾기를 자제해야 한다. 지금 당장 곳간에 있는 것 다 파먹겠다고 덤벼드는 것은 미래의 곳간을 없애는 것이다.

현대차는 삼성동 한전부지를 10조원에 사들여 세계적인 자동차메카로 탈바꿈시키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10년안에 완성되면 현대차는 글로벌 5를 넘어 글로벌 3안에 진입할 것이다. 회사브랜드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서울을 아시아 관광성지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현대차는 지금 모든 것을 걸고 글로벌 생산및 판매망 확충, 미래 신차개발에 분투하고 있다. 노조도 회사와 발맞춰 상생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끄러운 투쟁목소리를 접어야 한다. 회사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미디어펜=이의춘발행인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