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환경 고려한 기업 성장 측면도 중요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는 기후위기에 환경 보존이 시대요구로 다가오는 가운데, 한국 역시 범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선제적 대응 펼치고 있지만, 정부 주도적 정책에 따른 급가속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탄소중립로의 시대적 요구는 지난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체결 이후, 1997년 ‘교토의 정서’ 채택과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선진국 중심 하향식 온실가스 감축의무 이행 체계가 대고국도 참여하는 상향식 자발적 목표설정 방식으로 전환됐다.

특히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급변하는 국제 질서를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판단, 탄소중립 중심의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와 기후변화가 세계적인 과제가 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우리 정부도 자동차 업계, 조선 업계, 기계 업계 등 국내 경제를 책임지는 제조 업계들과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산업 전환을 꾀하고 있다. 

   
▲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출범식 모습./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그 일환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부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철강, 석유화학 등 온실가스 다량 배출업종을 포함한 10개 업종별 협회 및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 컨트롤타워로서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산업구조 및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에너지믹스를 고려해 보면, 탄소중립 실현은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선진7개국(G7) 대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적 환경은 높지만, 탄소배출 및 산업구조 등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부 정책의 뒷받침은 높은 수준인 반면, 산업구조는 선진국 대비 부정적 여건이라는 것이다. 

이에 더해, 한국은 2050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정부는 기업과 국민 등으로부터의 공감대 형성 및 참여 유도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탄소중립 산업전환의 딜레마는 저탄소 경제 실현에 따른 경제적 비용·손실 발생으로 경제성장의 저해가 우려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 확충 및 지속 가능한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탄소중립 전환 과정의 대응정책 정도가 강할수록 성장잠재력 훼손을 줄일 수 있어, 편익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전환 비용은 큰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정책과 신산업 투자 등은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이를 위해선 에너지 산업 전체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생태계 구현 등 공존을 담보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구조 변환 과정에서 오는 공공요금 인상, 물가 상승, 세금 등 국민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을 염려하면서도 “대기 질, 수질 오염 등 환경 보호에서 오는 편익이 더 클 것”이라고 기대감 섞인 의견을 내놨다.

이어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정책은 국가, 산업계, 기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 중심의 계층적 정책 집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산업화 시기에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한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에너지 산업 환경하에서는 기업과 국민 등 민간이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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