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주 고려대 교수 "이물질-백신 결합 시 항체 형성을 방해 우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17일 코로나 백신 접종용 주사기에 불량이 발생해 정부가 전국 보건소·요양병원 등에 배포한 주사기 70여만개를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 기기 제조 A사가 공급한 이 주사기는 정부가 K방역의 쾌거라며 홍보했던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의 일종이다. 이 회사는 당초 120만여개를 정부에 납품했고 그중 50만여개는 이미 접종에 사용됐다는 전언이다.

   
▲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한 의료진이 보건의료단체장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당 주사기가 문제인 이유는 의료진이 주사기에 백신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주사기 내 섬유질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서다. 일부는 주사기 눈금이 지워지거나 부정확했다는 전언이다.

보건 당국은 해당 이물질의 유해성 여부를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이물질 성분과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며 "생산 업체를 점검해 시정토록 했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주사기 이물질로 인한 이상 반응이나 피해 사례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이물질 주사기' 신고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다음 날인 2월 27일 경북 지역에서 최초 접수됐다. 이후 서울·경기·부산·경남 등 전국에서 20여건의 신고가 잇따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물질이 백신과 결합하면 항체 형성을 방해해 면역 효능을 낮추거나 과도한 염증 반응·근육통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7월 말까지 A사에서 LDS 주사기 2750만개를 납품받기로 계약했다. 지난 14일까지 A사 제품 122만700개가 일선에 공급된 상태에서 불량품이 발견된 것이다.

LDS 주사기는 접종 후 남는 백신량을 최대한 줄여 백신 1병당 1~2명을 더 접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한 달여를 앞두고 '충분한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LDS 주사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불량 주사기'를 공급한 A사는 현재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 설비를 교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접종 초기 정부에서 빨리 생산하라고 재촉해 직원들이 밤낮없이 2교대로 작업을 해야 했다"며 "이 과정에서 하자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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