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기 교수, 정부 정책 비판 한 번 안 해"
백신학회 "옥상옥 인사 될 것"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하며 신설한 방역기획관 자리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발탁해 의료계와 정부 내외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고 백신 공급난이 심각한 가운데 청와대에 전문 식견을 더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힘을 빼는 ‘옥상옥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 방역기획관은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백신 접종 업무를 모두 아우른다. 그간 사회정책비서관이 맡아온 방역 관련 업무를 앞으로는 방역기획관이 담당한다.

기 기획관은 예방의학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2월 생활방역(0단계)과 1·2·3단계로 구성된 신 거리두기 체계 초안을 제안했다.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질병청 조직 문제, 질병청에 권한을 다 내주지 않는 보건복지부의 문제, 뒷짐지고 있다 사고가 터지면 책임만 질병청에 떠넘기는 타 부처들의 문제 등이 원인"이라며 "방역기획관이 제 역할을 한다면 이와 같은 부조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방역정책을 결정할 때 질병청과 소통하며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보좌하는 방역기획관은 있었어야 한다"면서도 "기모란 기획관 발탁은 대단히 잘못된 인사"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기 교수가 정부 방역 정책에 대해 잘한건 잘했다, 잘못한건 잘못했다 해야 하는데 비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청와대가 질병청에 단 한번도 방역·백신 관련 전권을 쥐어준 적도 없으면서 방역기획관을 그 위에 앉혔는데 이는 결국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내부에서도 걱정스런 반응이 이어진다는 전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질병청 의견을 제대로 들어준 적도 없는데 책임만 묻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실상 청와대에서 전권을 틀어쥐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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