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유산 상속 내용과 일정 등 다음주 초 발표될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세부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분 분배에 따른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는 물론, 역대 최대 규모 상속세 납부 방식 등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족을 대신해 다음주 초 삼성 일가의 유산 상속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의 재산은 삼성전자 등 주식 19조원 상당과 감정평가액 기준 2조∼3조원 규모의 미술품, 한남동 자택과 지분 절반을 소유한 용인 에버랜드 땅 등 부동산, 현금 등이다. 총 재산 규모는 22조~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들은 최근 이 회장 명의의 미술품과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쳤고,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을 최종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가 주식 지분만 11조원에 달하고, 미술품·부동산·현금 등 기타 자산에 대한 상속세도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상속세 규모는 12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유족들은 상속세를 최대 5년간 분할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확정된 상속세의 6분의 1을 우선 납부하고, 나머지는 연 1.2%의 이자를 적용해 5년간 분할납부 하는 것이다.

유족들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보유 주식의 배당금을 통해 상속세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과 유족들은 지난해 회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 등을 포함해 약 1조3000억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족들은 향후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은행권 신용대출과 일부 제2금융권 대출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장이 소유한 삼성 주식에 대한 배분 방안도 공개된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4.18%와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법정 비율로 상속받으면 홍라희 여사에게 4.5분의 1.5(33.33%)의 가장 많은 지분이 돌아간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분이 정리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은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지만, 삼성생명(0.06%)과 삼성전자(0.7%)의 보유 지분은 상대적으로 적다.

한편 ‘이건희 컬렉션’ 기증 여부에 따라 상속세 규모는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미술계에 따르면 이 회장 소유 미술품은 국보급 문화재와 고가의 근현대 미술 등 약 1만3000점에 달한다.

유족들은 이 회장 소유 미술품 중 국보나 보물 등 문화재를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부 규모는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1조∼2조원 규모 추정되고 있다.

상속세 신고 납부 시한 전에 기증 여부와 대상이 확정되면 상속 재산에서 빠지고 상속세 납부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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