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배당금 60%는 삼성가 몫…100억 넘는 배당 총수는 19명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지난해 국내 50대 그룹 총수가 가져간 배당금이 1조7800억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배당금 100억 클럽에 가입한 총수는 19명이었고,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배당금은 50대 그룹 총수 전체의 60%가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19~2020년 국내 50대 그룹 총수 배당금 현황 분석’ 결과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64개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50대 그룹 총수 50명이다. 여기에 최근 동일인 지정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현대차 정의선·효성 조현준 회장과 함께 고 이건희 회장도 포함해 조사 대상자는 총 53명이다.

조사는 비 상장사를 포함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그룹 총수의 보유 주식과 2019년과 2020년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금을 곱한 금액을 배당금으로 산출했다. 우선주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조사 대상 53명 중 지난 해 기준 배당금을 받은 그룹 총수는 3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받은 지난해 기준 배당금 규모만 해도 약 1조7895억원이다. 이는 2019년 1조3052억원보다 37.1%(4843억원) 증가한 액수다.   

이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지분에 대한 배당금은 지난해 8626억원(우선주 포함시 8644억원)으로 조사 대상자 중 가장 많았다.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의 48.2%나 차지하는 금액이다. 지난 2019년 이건희 회장이 받은 배당금 4738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3887억원(82%↑)이 늘었다.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기준 2187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은 배당금을 받았다.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 중 12.2% 수준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배당금은 삼성전자(1258억원), 삼성물산(751억원), 삼성SDS(170억원) 순으로 배당 규모가 컸다. 이 부회장의 지난 해 배당금 역시 2019년(1426억원) 보다 761억원(53.4%) 늘었다.

최태원 SK 회장은 약 909억원으로 총수 배당금 순위 3위로 조사됐다. 최태원 회장의 2019년 배당금은 649억원으로 그룹 총수 배당금 랭킹 5위였는데, 지난해는 3위로 두 계단 뛰었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 SK(주)에서 지급한 1주당 현금배당금이 2019년 5000원에서 2020년 7000원으로 높아진 영향을 받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833억원)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777억원)이 배당금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몽준 이사장은 각각 2019년 배당 순위 3, 4위에서 지난해는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

지난해 그룹 총수 배당금 톱10에는 6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730억원), 7위 구광모 LG 회장(696억원), 8위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회장(346억2700만원), 9위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346억390만원), 10위 조현준 효성 회장(295억원)이 포함됐다. 

한편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이재용 부회장, 홍라희 여사(1621억원), 이부진 사장·이서현 이사장(각 312억원) 삼성 오너 일가가 지난해 받은 총 배당금은 1조3079억원(우선주 포함)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 받은 7570억 원보다 72.8%(5508억원) 많아진 액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향후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상속인들에게 어떻게 나눠질 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지분이 상당수 넘어갈 것인지 아니면 협의내지 법적 상속 비율대로 나누게 되는 지에 따라 해당 상속인이 받게 되는 향후 배당금 규모와 주식재산 순위 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