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슬기 기자] 국제 유가 하락에 도시가스 업체에도 불똥이 튀었다.

19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도시가스 공급량은 180억9439만㎥로 전년 동기(197억6127만㎥)대비 8.4% 감소했다.

   
▲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대규모 공업 지역에서 연료를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벙커C유로 바꾸면서 도시가스 수요가 감소했다./사진=뉴시스 자료사진

각 도시가스 업체별 공급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삼천리의 도시가스 공급량은 2억2326만㎥로 전년 동월(2억3720만㎥) 대비 감소했다.

경동도시가스의 지난해 10월 공급량도 전년 동월(2억3870만㎥)보다 줄어든 1억8626만㎥를 기록했다.

이는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정유업체, 현대자동차 같은 대형 제조사에서 공업용 원료를 도시가스에서 벙커C유로 바꾸고 있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도시가스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높을 때는 상대적으로 값비싼 벙커C유 대신 도시가스를 사용했다. 하지만 유가가 하락하면서 도시가스를 사용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유가가 높았을 때는 벙커C유 가격이 도시가스 가격보다 비쌌다. 최근 닥친 저유가 상황 속에서 벙커C유 가격은 도시가스 가격보다 20~30% 더 저렴해졌다.

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2월 벙커C유 값의 93% 정도였던 도시가스 값은 지난해 9월에는 오히려 벙커C유 대비 107%까지 올라갔다.

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공장에서는 도시가스와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모두 구축하고 있어 언제든 전환이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산업용 도시가스 공급량이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도시가스 수요 감소는 도시가스 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경동도시가스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3억4303만원으로 전년 동기(84억2668만원) 대비 75%가량 주저앉았다.

서울도시가스의 당기순이익도 2013년 3분기 41억851만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28억583만원으로 약 68%가량 줄었다.

한 도시가스 업체 관계자는 “국제 유가 동향을 모니터링을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다”며 “벙커C유로 바꾼 업체들을 파악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