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청와대 초청 오찬 간담회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해 국민공감대와 국민통합을 언급하며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4.7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박 시장의 직접 건의에 “국민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통합에 도움되도록 작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박형준 부산시장, 문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이철희 정무수석. 2021.4.21.사진=청와대

박 시장은 “좀 불편한 말씀을 드리겠다. 전직 대통령은 최고시민이라고 할 수 있다. 저렇게 수감돼 있어 마음이 아프다”며 “오늘 (저희) 두 사람을 불러주셨듯이 큰 통합을 조기에 재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두분의 전직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일은 가슴 아픈 일이다. 고령이시고 건강도 안좋다고 해서 안타깝다”면서도 “이 문제는 국민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돼야 한다. 두가지를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사면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국민들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국민공감대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같은 취지로 사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박형준 부산시장, 문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이철희 정무수석. 2021.4.21./사진=청와대

이날 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재건축 문제를 제안했다.

오 시장은 “건축된지 50년 된 아파트 가봤다. 보기에는 살만했는데, 직접 들어가보니 생활이나 장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폐허가 돼있었다”며 “시범아파트와 같은 재건축 현장을 대통령께서 한번만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입주자들이 쉽게 재건축 할 수 있게 하면, 아파트 가격을 부추길 수 있고 부동산 이익을 위해 멀쩡한 아파트를 재건축하려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주택가격 안정과 투기 억제, 그리고 최근의 공급 확대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중앙정부나 서울이 다를 게 없다”며 “국토부로 하여금 서울시와 더 협의하게 하고, 필요하면 현장을 찾도록 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이 두 시장과 만난 것은 재보선 참패 뒤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 등을 통해 야당 소속 지자체장과 소통을 강조해온 것의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 이후 13일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오 시장이 각 부처 장관들과 방역과 부동산 문제를 놓고 기싸움 섞인 공방을 벌이자 “서울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전국적 해결이 가능한 만큼 충분한 소통으로 각 부처와 서울시가 같은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선거로 단체장이 바뀐 지자체와도 특별한 협력 체제를 구축해 주기 바란다”며 “특히 아슬아슬한 방역관리에 허점이 생기거나 부동산시장이 다시 불안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충분히 소통하고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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