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쯤 되면 '아홉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39)의 300세이브 달성 얘기다.

오승환이 개인통산 300세이브에 단 한 개만을 남겨둔 채 8경기째 '개점휴업'으로 보냈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삼성의 4-3 승리를 지켜내며 세이브에 성공, 시즌 4세이브이자 KBO리그 통산 299세이브를 올렸다. 세이브 한 개만 더 성공하면 300세이브라는 기념비적인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오승환의 세이브는 감감 무소식이다. 삼성의 경기가 이상하게 풀리며 세이브 기회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14일 한화전은 삼성이 2-6으로 졌고, 15일 한화전은 삼성이 4-0으로 이겼다. 16~18일 롯데 자이언츠와 사직 원정 3연전에서 삼성은 1패 뒤 2연승을 했는데 이긴 두 경기 모두 12-0, 7-0 대승을 거둬 오승환의 등판 기회가 없었다.

삼성은 20~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홈 3연전을 가졌다. 오승환의 300세이브가 이 3연전 중에서는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 구단이 오승환의 300세이브 달성을 기원하는 의미로 15일부터 라팍 외야 잔디석에 세운 돌부처 상은 축포를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있었다. 

   
▲ 오승환의 300세이브 달성을 기원하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 잔디석에 세워진 돌부처. 15일 돌부처가 등장했는데 22일까지 오승환의 300세이브는 달성되지 않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20일 SSG전에서 삼성은 7-10으로 졌다. 오승환은 세이브 상황이 오지 않자 투구 감각 유지 차원에서 9회 2사 후 등판해 한 타자를 상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21일에는 삼성이 이기긴 했으나 또 14-4 대승이어서 끝판대장이 나설 일이 없었다.

22일 SSG전은 경기가 묘하게 흘러가 오승환은 불펜 대기만 하다 끝내 등판하지 못했다. 7회까지 삼성이 6-3으로 앞서 세이브 여건이 만들어지는 듯 했으나 8회초 최지광, 임현준, 우규민 등 삼성 불펜진이 줄줄이 무너지며 대거 5실점해 6-8로 역전을 당했다. 9회초에도 삼성이 추가 3실점하며 6-11로 졌고 오승환의 등판은 또 불발됐다.

삼성은 오늘(23일)부터 KIA 타이거즈와 광주 원정 3연전에 돌입한다. 오승환은 언제나 준비가 돼 있고 세이브 상황이 오면 마운드에 올라 300세이브를 위한 피칭을 할 것이다.

다만, 이번 KIA와 3연전에서 오승환이 300세이브를 달성하면 원정경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팬이나 동료들의 축하 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승환의 '300세이브 아홉수'는 언제 끝날까. 만약 이번 광주 3연전에서도 세이브 기회가 오지 않거나,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가 실패라도 할 경우 다음주 홈 6연전(NC 다이노스, LG 트윈스)에서 다시 도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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