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39)이 드디어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사에 남을 또 하나의 기념비를 세운 것이다.

오승환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 삼성이 3-2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 한 점 차 박빙의 리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오승환은 안타 하나만 내주고 승리를 지켜내 세이브에 성공했다.

'아홉수'라고 해야 할 만큼 오승환의 세이브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4세이브이자 통산 299세이브를 올린 후 오승환이 마무리투수로 나서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삼성이 지거나, 이기는 경기는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날 경기 역시 오승환의 등판 여부는 불투명했다. 8회까지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섰기 때문.

그런데 9회초 삼성이 구자욱의 2루타를 발판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KIA 투수 정해영의 폭투로 3루에 있던 구자욱이 홈인하면서 귀중한 점수를 따냈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3-2가 되자 9회말 오승환이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첫 타자 박찬호를 우익수 플라이 처리한 다음 최원준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오승환은 흔들림 없이 김선빈을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시켰고 터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승환이 300세이브를 달성하자 포수 강민호 등 동료들이 마운드로 몰려와 축하를 해줬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해 신인으로 16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투수의 숙명적인 길을 걷기 시작한 오승환은 프로 2년차이던 2006년 무려 47세이브를 기록하며 처음 세이브왕에 오르는 등 그동안 총 5차례나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냈다.

2014년~2019년 일본과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을 거쳐 삼성으로 돌아온 그는 지난해부터 다시 라이온즈의 수호신으로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오승환의 KBO리그 첫 300세이브는 언제 깨질지 모른다. 통산 2위인 손승락은 271세이브 기록을 남기고 은퇴했고, 현역 가운데 오승환 다음으로 많은 세이브를 올린 정우람(한화)의 기록은 통산 183세이브밖에 안된다.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오승환은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2014∼2015년 80세이브를 올렸고, 2016∼2019년 메이저리그에서 42세이브를 보태 이날까지 한미일 통산 422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3일 두산 베어스와 대구 홈경기에서 한미일 통산 408세이브를 올려 이와세 히토키(일본)의 407세이브를 넘어 아시아 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끝판대장'의 신기록 행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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