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입니다’. 오늘날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한 가지 꼽는다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기업들이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모두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제품군의 종류를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아져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여기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독특한 전략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시장을 지배하는 '물건'들이 있어 주목된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 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베이비부머 세대들이라면 익숙하게 들어본 가사일 것이다. 1970년대 전국에 퍼진 새마을운동의 노랫말이다. 새말은 운동은 한국 산업화의 주역인 철도업계에도 그 영향을 끼쳤다.

   
▲ 1세대형 새마을호 객차/사진=코레일

1969년 서울-부산 구간을 운행하던 ‘관광호’는 5년 뒤인 1974년 ‘새마을호’로 변경되며 지금까지 서민들의 이동수단으로써 이용되고 있다.

새마을호는 당시 특급열차로 분류되던 △통일호(경부선) △풍년호(호남선) △증산호(전라선) △협동호(서울~진주) △부흥호(부산~강릉) △약진호(중앙선) 등 보다 한 단계 윗 분류 열차인 국내 유일의 초특급 열차였다.

이후 1984년 열차 등급에 따라 새마을호, 무궁화호(우등), 통일호(특급), 비둘기호(일반) 등으로 분류가 간소화된 이후 한국형고속철도(KTX)가 등장하기 전까지 초고속 특급 열차로 운영됐다.

KTX의 등장으로 새마을호는 초고속 특급 열차의 자리를 내줘야만 하는 쓸쓸함도 겪었다. 구간 최고속도 300km를 자랑하는 KTX에 비해 새마을호는 최고속도 150km에 불과하다.

그러나 새마을호는 겉모양이나 내부 형태에 따라 장대형·유선형 등으로 구분되 차별화를 선보인 최초의 열차로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87년에 선보였던 식당차는 2008년 9월부터 단계적으로 사라졌지만 현재 카페객차로 변경돼 여전히 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열차다.

또 새마을호는 지난해 5월12일부터 ITX-새마을호라는 새로운 열차로 거듭나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 지난해 5월12일 새롭게 태어난 ITX-새마을호 모습/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