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3대 회장에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선출되면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 신임 회장이 ′힘있는 협회, 섬기는 협회′를 금투협의 비전으로 제시한 만큼 더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투협은 50.69% 득표율을 얻은 황 전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은 39.42%,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은 8.37%의 득표율을 얻었다.

금투협의 새로운 수장이 된 황 신임 회장은 출마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거친 거물급 금융인으로 금융권은 물론 정관계를 아우르는 넓은 인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침체에 허덕이는 금융투자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금투협은 은행연합회 등 다른 금융 유관기관에 비해 비교적 소외돼 왔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회장 선출이 투표로 치러지기 때문에 한국거래소 등 다른 금융 유관기관과는 달리 ‘낙하산 인사’가 수장으로 앉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금융당국의 정책과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투협 노조가 차기 회장의 조건으로 내밀은 것도 ‘금융위원회와의 관계 개선‘이었다.

이 같은 바람을 알기라도 하듯 황 신임 회장은 선거 전 “친목단체 수준의 협회가 아니라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통해 회원사의 고민을 풀어가는 힘 있는 곳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더불어 회원사와 업계를 잘 섬기는 협회로 가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신임 회장이 지난 2004년 삼성증권 사장을 마지막으로 금융투자업계를 떠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힘 있는’ 금투협의 수장을 원하는 회원사의 표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황 신임 회장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황 신임 회장은 선출 직후 “어려운 업계 현실상 대외협상력이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좋겠다는 요구 때문에 표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황 신임 회장은 취임이후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펀드 편입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22.2%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등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내에서 자본시장 비중이 너무 적다”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방법을 회원사와 함께 목숨 걸고 고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