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팀 간판 홈런타자 박병호(34)를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박병호가 최근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긴 했지만 팀내 홈런 1위 타자를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은 일종의 충격요법이라 할 수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5타수 15안타), 4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개막 초반 반짝한 후 타격 침체에 빠진 박병호는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전과 23일 SSG 랜더스전에서 2안타씩 멀티히트를 치며 회복 기미를 보이는가 했다. 그러나 24~25일 SSG전에서 두 경기 8타석 무안타로 침묵했고 삼진을 4차례나 당했다.

여기에 박병호는 허리 근육이 뭉치는 증상까지 있어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컨디션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 사진=키움 히어로즈


키움으로서는 타선에 큰 구멍이 생겼다. 비록 박병호가 낮은 타율에 삼진이 26개나 돼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삼진 비율이 최고(30.6)일 정도로 타격감이 흐트러졌긴 하지만 엄연히 '홈런타자'다.

키움은 팀 홈런이 8개밖에 안돼 10개 팀 가운데 9위에 머물러 있다. 팀 홈런 꼴찌인 KIA(4개)보다는 사정이 좀 낫지만 1위 NC(28홈런)와 비교하면 20개나 적은 홈런을 치고 있다.

그나마 8홈런 가운데 절반인 4개의 홈런을 박병호가 때려냈다. 순위표 최하위에 있는 키움이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박병호를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한 것은 홍원기 감독의 결단이다.

키움이 최하위로 떨어진 것은 팀타율(0.237)과 팀평균자책점(5.14)이 모두 9위로 처져 있는 투타의 동반부진 때문이다. 투수진을 정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타자들의 전체적인 침체는 분위기에 따라 빨리 끌어올릴 수도 있다.

박병호를 과감하게 등록 말소한 것이 키움 선수들에게는 자극제가 될 수 있을까.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박병호는 자신감과 타격감을 회복해 돌아올까. 키움이 2021시즌 첫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하위권 탈출 여부가 걸려 있다.

팀 순위 꼴찌 키움이지만 공동 1위 LG-SSG와 승차는 4.5게임밖에 안돼 간격이 많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27일부터 두산 베어스와 홈 3연전을 갖는 키움이 박병호 빠진 타선으로 어떤 결과를 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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