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공을 던지는 꿈을 이뤘다. 홈런을 맞는 등 2실점을 했지만 롱릴리프 역할을 무난히 해내 데뷔전치고는 합격점을 받았다.

양현종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홈경기에 텍사스의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빅리그 콜을 받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자마자 데뷔 등판 기회를 얻은 것.

데뷔전 양현종의 투구 성적은 4⅓이닝 5피안타(1홈런) 2실점.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 1개를 잡아냈다. 중간투수로 웬만한 선발 버금가는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66개의 공을 던졌으며 평균자책점은 4.15를 기록했다.

   
▲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캡처


텍사스 선발투수로 나섰던 조던 라일스가 2⅔이닝동안 무려 10안타(2홈런)를 두들겨 맞고 7실점하며 무너져 양현종이 일찍 구원 투입됐다.

팀이 4-7로 뒤진 3회초 2사 2, 3루의 추가실점 위기에서 양현종이 마운드를 물려받았다. 처음부터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 4번타자 앤서니 랜던을 첫 타자로 맞이한 양현종은 2루수 뜬공을 유도해 급한 불을 꺼는 것으로 데뷔전의 출발을 산뜻하게 알렸다. 

4회와 5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4회초 선두타자 자레드 월시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얼굴 쪽으로 날아와 아찔한 장면이 있었지만 반사적으로 글러브를 내밀어 아웃시켰다. 저스틴 업튼을 유격수 땅볼 처리했고 2사 후 앨버트 푸홀스에게 우중간 담장 앞까지 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지만 중견수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호수비로 이닝을 마쳤다.

5회초는 공 7개만 던져 호세 이글레시아스를 1루수 땅볼, 커트 스즈키를 3루수 땅볼, 데이빗 플레처를 중견수 뜬공 아웃시켰다.

등판 후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벌인 양현종을 흔들어놓은 것이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였다. 이날 선발투수이자 2번타자로 출전한 '이도류' 오타니가 초구에 3루쪽으로 기습번트를 대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첫 피안타가 오타니의 번트 안타였다.

다음 마이크 트라웃을 내야 땅볼 유도했으나 수비 시프트가 걸려 2루수쪽 내야안타가 되면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랜던을 좌익수 뜬공 유도해 1아웃을 잡은 다음 월시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1사 2,3루 위기가 이어졌으나 양현종은 업튼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메이저리그 첫 탈삼진이었다. 다음 푸홀스는 유격수 땅볼 처리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투구수가 44개나 됐지만 양현종은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선두타자 이글레시아스에게 홈런을 맞았다. 4구째 낮게 제구된 공을 이글레시아스 잘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첫 피홈런이었다.

이후 양현종은 스즈키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며 잠시 흔들리는 듯했으나 후속 3타자를 범타로 잡아내고 7회도 마무리했다.

양현종이 나름 역투하는 동안 텍사스 타선은 한 점도 지원해주지 못했고, 4-9로 뒤진 8회초 들면서 조쉬 스보츠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압도적인 피칭은 아니었지만 양현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출신답게 긴 이닝 소화력을 증명하며 마운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텍사스에 한 줄기 희망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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