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셋째주 정제마진, 배럴당 2.8달러…손익분기점 도달 어려워
경유·등유·항공유 등 수급상황 따른 수출 확대…수출채산성 향상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유럽·인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등 난관이 여전한 가운데 정유업계가 수익성 향상을 위해 맞춤형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4월 셋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로, 휘발유·항공유 마진 개선에 힘입어 4월 첫째주 대비 1.1달러 올랐다.

그러나 석유 수요가 회복되면 국제유가도 오르는 등 국내 업체들의 손익분기점(BEP)을 1.5~2.5달러 가량 하회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RUC·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시설/사진=각 사


올 1분기 업계들의 실적개선이 점쳐지는 것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실질적인 마진 향상이 본격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출전선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1분기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은 9094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27.4% 감소했다. 이는 2011년 1분기 이후 최저치로,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8.9% 줄어든 61억4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대한석유협회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석유수요가 감소하면서 업체들이 정제가동율을 같은 기간 81.6%에서 72%로 낮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경유를 비롯한 품목의 대중국 수출을 늘리는 등 국가별 대응을 통해 이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중국 수출 물량은 3360만배럴(36.9%)로,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2월 후쿠시마에서 지진이 발생한 탓에 정제설비 가동을 중단한 일본의 경우 등유 수출이 22% 확대됐으며, 고부가제품으로 불리는 항공유의 호주 수출이 99% 급감한 것은 경유 수출을 2배 가량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만회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브리티시페트롤리움(BP)와 엑손모빌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이 정제설비를 폐쇄하는 등 공급을 줄이고 있다.

미국내 항공 여행 수요가 회복하는 것에 맞춰 대미 항공유 수출을 높이는 등 제품수급별 대응을 하고, 수출채산성도 높이는 중이다.

석유수요 하락에 따라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는 과정에서 떨어졌던 수익성이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올 1분기 원유 도입단가는 58.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달러 가량 인하됐다. 반면, 제품 수출단가는 같은 기간 60.5달러에서 67.6달러로 높아졌다.

업계는 하반기 글로벌 정제설비 신·증설이 위축되고 미국·아시아·유럽 내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윤활기유부문과 석유화학부문의 반등이 실적을 이끄는 상황"이라며 "미국 텍사스를 덮친 한파로 공급이 부족한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는 강세를 보이는 중으로, 파라자일렌(PX)·폴리올레핀(PO) 등의 마진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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