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경영공백 장기화로 투자 차질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공백이 3년째 이어지면서 CJ그룹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그룹 주요 계열사의 국내외 대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와 올해 매출 계획, 채용 인력 규모 등 주요 경영업무에 대한 의사결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이재현 CJ 회장, 이미경 CJ 부회장

CJ그룹은 매년 1월에 대규모 투자 및 채용 규모를 포함한 경영계획안을 공식 발표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며 임원 정기인사도 멈춰진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이재현 회장의 공백을 그나마 메웠던 누나 이미경 부회장도 최근 건강이 악화돼 회복을 위해 잠시 경영에서 물러났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구속 이후 경영위원회를 구성해 그룹의 주요 사안들을 결정했는데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오너 일가의 직계로 구심점 역할이 사라진 것이다.

실제 이재현 회장 구속 후 CJ그룹은 투자나 다른 기업 인수·합병(M&A) 실적이 크게 줄었다. 2012년 2조9000억원이었던 CJ그룹 실제 투자액은 2013년 2조5600억원에 이어 지난해 1조9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애초 2조4000억원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이 가운데 20%를 집행하지 못하면서 1조원대 투자로 줄어들었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인수 역시 사실상 중단됐다.

재계에선 그동안 그룹 경영위원회에서 그룹의 주요 안건을 논의해왔으나 최근에는 정기적이 아니라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만 모여서 회의하는 것으로 모임의 방식이 바뀌는 등 이 회장 '대행 체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신년에 병문안 온 손경식 회장을 통해 임직원에게 "내가 반드시 건강을 회복할 테니 여러분은 내 걱정 말고 우리의 공동목표인 '그레이트 CJ', 2020년 매출 100조원·영업이익 10조원을 위해 중단 없이 정진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