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입니다’. 오늘날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한 가지 꼽는다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기업들이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모두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제품군의 종류를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아져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여기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독특한 전략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시장을 지배하는 '물건'들이 있어 주목된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이어서> "이슬같이 깨끗해서 슬이 술술~ "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톱스타들이 거쳐간 소주 광고는 단연 눈길을 끈다.

과거 남성 모델 또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미지 광고가 주류였던 소주 광고 시장을 단번에 바꿔놓는 사건이 있었다.

   
▲ 역대 참이슬 모델. 이영애, 김태희, 김아중, 김민정, 하지원, 문채원

바로 98년 10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깨끗한 여성'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이영애를 모델로 기용한 것이다.

'산소 같은 여자'가 권하는 '대나무숯으로 2번 걸러 깨끗한 소주'는 기존 상식을 뒤엎으며 이후 소주 광고에 여성 모델이 얼굴로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황수정, 박주미, 김정은, 최지연, 김태희, 성유리, 남상미, 김아중, 김민정, 하지원, 이민정, 문채원, 공효진 등 당대 최고의 여자 스타들이 공식 모델로 활동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 2012년부터는 광고 콘셉트를 살짝 틀어 문채원과 유아인, 2013년에는 공효진과 이수혁, 그 사이에는 싸이를 기용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주당처럼 보이는 연예인이 모델이 됐을 때 판매량에 반응이 있다는 것이 업계 후문.

가장 최근에는 아이유가 17.8도로 변신한 참이슬 모델로 활동 중이다. 아이유 역시 평소 '소주를 즐겨 마신다'는 자신의 음주 취향을 밝힌바 있다.

하이트진로 측도 "청아한 목소리로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을 받아온 아이유의 이미지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온 참이슬의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와 어울린다"며 "2~30대뿐만 아니라 중, 장년층에게까지 폭넓게 사랑 받고 있는 아이유의 국민가수 이미지와 국민소주 참이슬의 이미지가 부합돼 참이슬의 대세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유의 대표곡인 '금요일에 만나요'를 CM송으로 편곡한 참이슬송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회사측은 아이유와 함께 하는 미니콘서트, 토크쇼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체험 이벤트를 마련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참이슬 모델로 활동 중인 아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