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 차기 대선 승리 위한 기반 마련 과제
"자강 우선"...힘을 기르면 국민의당 합당과 윤석열 영입도 자연스레 이뤄져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을 맡은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 

당장 소수 야당의 한계 속에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 4·7 재보궐 선거 이후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야권 통합을 이뤄내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한 원구성 재협상은 김 원내대표의 대여 전략과 리더십, 정치력을 모두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이 독식한 국민의힘 몫의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강도질 당한 장물”로 규정하고 모두 되찾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운터파트인 윤 원내대표가 이미 상임위 재배분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우선 상대를 협상 테이블로 올려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후 주호영 전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김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과 관련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을) 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돌려줘야 할 의무만 있는 상황”이라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범법자 지위에 있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와 같은 폭거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민주당 스스로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한민국에 더는 비상식이 통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이후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는 당내 분위기도 수습해야 한다. 최근 ‘도로 한국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만큼 신속한 전당대회 개최로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당의 진로를 놓고 '통합이냐 자강이냐'로 갈라진 여론을 파열음 없이 하나로 모아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일단 자강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스스로 힘을 기르면 국민의당 합당이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란 구상이다.

그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우리당 지지율을 40%까지만 올리면, 바깥의 제반 세력 후보들이 우리당 중심으로 단일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그래서 자강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17년간 실력으로 승부해왔다"라며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대선 승리를 이끌 플랫폼을 국민의힘이 중심축이 되어야 하겠다"라며 '제1야당 중심의 플랫폼 구축'을 강조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도 "합당을 위한 합당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기와 방법, 절차는 가장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나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속도론보다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후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이와 함께 김 원내대표는 당면한 핵심 과제로 코로나 백신과 부동산, 그리고 일자리를 꼽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대선 승리의 기반을 닦는 일이다.

울산 출신으로 경선 레이스 내내 비영남 출신 주자들의 견제를 받은 김 원내대표는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전 위원장의 '호남 구애' 기조를 이어받아 호남 출신 인물을 전면 배치하겠다는 것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 있는 '영남당' 논란을 정면 돌파할 그의 복안이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당 주요 지지기반이 영남인데, 영남당이 안 된다는 건 우리 지지기반을 스스로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전국정당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내의) 좋은 대선 후보를 골라내고, 우리 국민에게서 지지를 받게 하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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