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입니다’. 오늘날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한 가지 꼽는다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기업들이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모두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제품군의 종류를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아져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여기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독특한 전략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시장을 지배하는 '물건'들이 있어 주목된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이어서> “선명해졌습니다, 빨라졌습니다, 부드러워졌습니다, 재미있어졌습니다, 슬림해졌습니다.(Vivid, Fast, Smooth, Seamless, Slim)”

삼성전자와 애플은 신경전은 광고에도 잘 나타나 있다. 애플의 아이폰4S와 애플 마니아들을 겨냥한 삼성전자 갤럭시S2 광고가 미국에서 전파를 탔다.

   
▲ ‘갤럭시S2(Samsung GALAXY S2)’ 광고 장면

갤럭시S2의 광고에서는 아이폰4S를 사기 위해 애플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인파가 보인다. 광고 속 흑인 여성은 “9시간만 더 기다리면 차례가 돌아와 제품을 살 수 있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젊은 남성은 “전작과 똑같이 생겨서 아무도 내가 휴대폰을 새로 산 줄 모를 것”이라고 불평했다. 또 애플 마니아가 “난 창조적인 사람이라 삼성 제품을 사지 않는다”고 말하자 그의 친구는 “너는 그냥 바리스타”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아이폰 구매 행렬 밖에서 여유롭게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한 남성과 여성을 발견한다. 이들이 손에 든 것은 ‘갤럭시S2’. 사람들은 4.3인치의 널찍한 화면과 4G 통신망의 빠른 속도에 감탄한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물량 부족과 전작과의 디자인 차별성, 애플 제품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이들을 이 광고를 통해 풍자했다.

당시 애플이라는 브랜드 마니아층이 두터웠고 충성도 역시 높았다. 삼성전자는 뛰어난 성능을 탑재한 갤럭시S2로 이러한 애플에 도전했고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스마트폰 1위를 차지하게 된다. <계속>

   
▲ ‘갤럭시S2(Samsung GALAXY S2)’ 광고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