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 '유죄' 내란음모 무죄…RO 실체도 불인정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헌정 사상 첫 '정당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일으켰던 옛 통합진보당 이석기(53) 前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내란음모' 혐의 무죄와 함께 징역 9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지하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 회합 참가자들이 내란을 합의했다고 보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RO를 '주도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근거로 진보당을 해산시킨 헌법재판소 결정이 타당했느냐는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 대법원 이석기 내란음모 무죄 선고./뉴시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2일 내란음모,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전원합의체는 '내란범죄 실행의 합의에 이르지 않았다'는 원심 판단을 인용, "내란음모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RO의 실체에 관해서도 "진보당 경기도당의 활동이 RO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고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전원합의체는 "RO의 존재에 대해서도 엄격한 증명에 의해야 한다"면서  "피고인 주장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다고 해도 피고인 이익으로 판단할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강령, 목적, 지휘통솔체계, 조직보위체계를 갖춘 특별한 조직 존재하고 130여명이 위 조직의 구성원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RO의 조직체계 등에 대한 제보자 진술은 상당부분 추측이나 의견에 해당돼 증명이 높다고 볼 수 없고, 다른 증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전원합의체는 이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옛 통진당 경기도당 일부 구성원들이 2013년 5월10일과 12일 회합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며 내란을 선동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전원합의체는 "이 전 의원 등의 내란선동 혐의에 대해서는 "이 전 의원 등은 실제로 전쟁 발발시 북한에 동조해 물질 기술적 방안으로 구체적 장소까지 거론하면서 통신 철도 유류 가스 등을 파괴하거나 그 수단으로서의 무기 제조와 탈취, 협조자 포섭등을 논의했다"며 "이들의 발언은 전쟁 위기가 해소된 게 아니고 북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특정 정세를 전쟁으로 인식하고 가까운 장래에 구체적 내란 행위 유발할 충동이나 격려 행위로 보기에 충분해 그 자체로서 내란선동 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