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재미·효율성 다잡은 매력적인 파워트레인
새로운 발상 통해 친환경시장 틈새전략 가능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전세계 최초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시도한 저배기량 터보엔진에 전기모터를 장착한 하이브리드시스템이 친환경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운전의 재미를 포기하고 환경성에만 집중했던 하이브리드와 달리 운전의 재미까지 살린 모델로 새롭게 등장하며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차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적용되며 친환경차 시장에 새로운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4일 1.6리터 터보엔진에 전기모터가 작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자사 준대형 세단 K8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 기아 K8하이브리드. /사진=기아


K8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180PS(마력), 최대 토크 27.0kgf·m의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 출력 44.2kW, 최대 토크 264Nm의 구동모터,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하이브리드의 정숙성과 효율성을 확보했다.

특히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은 이전 자연흡기 엔진 기반 K7 2.4 하이브리드 엔진의 최고 출력(159PS)과 최대 토크(21.0kgf·m) 대비 약 13%, 29% 향상된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갖췄다.

또한 구동모터의 효율을 높이고 12V 보조배터리 통합형 고전압 배터리 적용으로 차의 중량을 줄이는 등의 개선을 통해 17인치 휠 기준 K7 하이브리드(16.2 km/ℓ) 대비 약 11% 높은 복합연비 18.0km/ℓ를 달성했다.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차의 궁극적 지향점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가장 중요한 파워트레인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브리드(Hybrid)는 이름 그대로 내연기관에 전기 모터의 힘을 추가한 복합형 전기차다.

2021년 5월 현재,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은 다변화 양상이 뚜렷하다. 국산차와 수입차 시장에서 새 기술이 등장했고, 정부 보조금 정책 변화에 따라 유행도 달라졌다.

하이브리드는 형태가 다양하다.

당초 엔진과 바퀴 사이에 전기모터를 추가해 힘을 보태는 방식이 대세였다. 일본 토요타가 개발해 특허를 쥐고 있던 시스템이다. 이후 앞바퀴는 엔진이, 뒷바퀴는 전기모터가 돌리는 방식까지 나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저속에서 전기모터만으로 차가 굴러간다. 큰 힘이 필요하거나 고속 영역에 접어들 때 엔진이 부드럽게 개입한다.

엔진이 개입해도 전기모터는 꾸준히 힘을 보탠다. 덕분에 내연기관의 이른바 ‘구동 부하’도 줄어든다. 부하가 줄어든 만큼 ‘연료 소모’도 적어 연비가 좋다.

커다란 구동용 배터리는 엔진에 시동이 걸리는 순간부터 충전된다. 회생 제동, 이른바 ‘타력 주행’ 때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하지만 최근 현대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변화가 시작됐다. 전기모터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는 기존 내연기관보다 저배기량의 엔진을 활요할 수 있다는 강점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 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운사이징 기술이 접목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형태의 하이브리드가 출시됐다. 이 하이브리드가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하이브리드 원조 기술을 보유한 토요타는 차급별로 1.6~1.8리터의 엔진을 소형차에 적용시키고 그이상의 차에는 2.5리터의 엔진을 활용한다.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의 경우 2.5~3.5리터의 엔진을 활용해 고급세단에 맞는 퍼포먼스와 효율성을 살린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1.6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준중형보터 중대형급 차량까지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이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은 기아 쏘렌토였다. 이 차는 중형SUV로 1.8톤에 달하는 무거운 차지만 저배기량 엔진으로도 무리없이 운전이 가능할 만큼 저속 토크가 뛰어나다.

1.6 터보 엔진은 2012년 벨로스터 터보에 처음 쓰이면서 현대차의 고성능 엔진 가운데 하나로 등장했다. 최고출력 204마력까지 가능하다. 쏘렌토가 개척한 가솔린 1.6리터급 하이브리드에 이제 기아 준대형 세단 K8도 합류했다.

기아는 쏘렌토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개했고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화 함께 곧 글로벌 시장에 출시예정인 K8이 등장하면 한국식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재평가가 이뤄 질 수도 있다. 

   
▲ 현대자동차 글로벌 베스트셀링모델 '디 올 뉴 투싼'. /사진=미디어펜


현대차에서는 현재 준중형 SUV 투싼에 이 시스템이 적용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 모델은 미국시장을 염두해 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돼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중형SUV와 준대형세단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 시스템은 향후 현대차와 기아의 다양한 모델에 적용되며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이 이뤄지기 전까지의 완성차 시장 공백을 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의심을 받아왔던 터보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현재 시장에서 높이 평가되며 차세대 파워트레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