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새 투자증가율 절반으로 떨어져... G5 비교해 정부 지원 낮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5년간 민간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기업의 R&D 부진과 정부의 낮은 R&D 지원 수준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민간 기업 R&D 투자의 연평균 증가율을 5년 단위로 비교해본 결과, 민간 기업 R&D 투자는 지난 2000년대 초에는 연평균 14.9%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최근 5년에는 연평균 7.5%로 절반까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의 12.2%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치다.

한경연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대기업의 R&D 투자 부진을 지목했다. 

   
▲ 현대에너지솔루션 음성 R&D센터 전경./사진=현대중공업 제공


2019년 기준 민간 기업 R&D 투자액 중 대기업 비중은 76.7%로 상당 부분을 차지했는데, 최근 5년간 대기업 R&D 증가율은 직전 5년간 연평균 증가율 14.1%의 절반 수준인 7.3%로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즉, 대기업이 민간 R&D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들의 R&D 투자에 따라 전체 민간 R&D의 등락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대기업에 인색한 R&D 지원을 꼽았다. 한국은 대기업 대 중소기업 R&D 정부지원의 격차가 24%가 나타나는 반면, 주요 5개국(G5)은 이 차이가 4%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이 세액공제 및 감면 등 R&D 투자에 대해 정부로부터 받은 총 지원액은 R&D 투자액의 2%에 불과했다. 

   
▲ 기업규모별 R&D 투자 비중 및 대기업 R&D 투자 연평균 증가율 추이./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반면, G5(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대기업은 R&D 투자액의 평균 19%에 달하는 투자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중소기업의 경우엔 한국은 26%로 G5 평균인 23%를 오히려 상회했다.

이에, 한경연은 주요국에 비해 대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이 민간 R&D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G5 중 미국, 독일, 프랑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균등하게 지원하고 있고, 영국과 일본은 기업규모별로 차등지원하고 있지만 한국보다 격차가 작다고 밝혔다.

또한, 주요 선진국과 한국은 R&D 투자 지원정책 방향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경우 중소기업 R&D 투자 세액공제율 25%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대기업의 경우 2013년까지 3 ~ 6%였던 세액공제율이 2014년 3~4%에서 2015년 2 ~ 3%로, 2018년에는 0 ~ 2%로 축소됐다. 

하지만, G5 국가는 R&D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공제한도를 확대하는 등,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R&D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R&D는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요소”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 지원으로,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