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거래대금 절대 수치 늘었지만 증시 유입 자금 크게 늘며 비중 축소
공매도 재개시 주가 조정 기우…경기회복에 따른 실적장세 영향이 더 클 듯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공매도가 재개된지 일주일을 맞았다.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우리 증시에 큰 충격은 없었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과거보다 상당히 축소되는 등 시장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 공매도가 재개된지 일주일여를 맞았지만 주가 하락 등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일인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어린이날을 제외한 4영업일 동안 코스피·코스닥 시장 공매도 대금은 3조36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8413억원 수준이다.

증시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3.4%로 확인됐다. 같은 수치가 지난 2019년 일년동안 4.5%, 지난해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3월 13일) 5.5%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었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의 절대 수치는 늘었지만 전체 거래대금 증가로 비중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충격으로 하락 베팅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 13일 공매도 대금은 1조1836억원이었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주가가 조정받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도 기우에 불과했다. 

코스피200은 공매도 재개 이후 일주일간 1.5% 상승했다. 지난주 4영업일 중 하락한 날은 재개 첫날뿐이었다. 

셀트리온(0.2%), LG디스플레이(1.7%), HMM(8.7%), 금호석유(8.1%), 카카오(0.9%) 등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대금 1~5위 종목도 이 기간 일제히 주가 상승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다만 코스피200 대비 공매도 비중이 컸던 코스닥150은 1.3% 하락했다.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5개 종목 가운데에서는 4위 셀트리온헬스케어만이 0.6% 올랐다. 1위 씨젠(-12.3%), 2위 카카오게임즈(-2.6%), 3위 케이엠더블유(-9.9%), 5위 파라다이스(-2.2%)는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의 87.7%를 차지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7386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직전 1주일 동안의 외국인 공매도 평균 비중이 60.0%(5816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거래소는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 확대는 기존 기관 중 시장조성자의 공매도가 규제 강화로 상당 부분 감소한 영향이 있다”면서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공매도 물량 출회도 일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관의 경우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875억원, 비중은 10%로 공매도 금지 직전 1주일간의 39%보다 대폭 줄었다.

개인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52억원, 비중은 1.8%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매도 금지 전 2달 반 동안 개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77억원, 비중 1.2%였다. 대주시스템 개선과 대주 재원 확충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흐름으로 볼 때 공매도 재개의 여파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장세에 접어든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됐지만 주가가 전반적으로 실적에 기반한 상승추세에 있어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도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 발표가 시작되며 이익 전망치도 큰 폭으로 상승 중”이라며 “공매도의 순기능이 적정 가격 발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은 공매도의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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