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차원의 독자적인 서비스 한계 지적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 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간편결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금융지주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한 데다가 조만간 도입되는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와 종합지급결제업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지주사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그룹 계열사 차원의 독자적인 결제 서비스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확장성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간편결제 시스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는 이달 초 우리은행, 우리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이번 플랫폼 구축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에 선보인 금융지주사의 플랫폼이 자사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다른 금융사 고객까지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우리카드 앱인 ‘우리페이’에 삼성페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 타은행 계좌결제, 교통카드 결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또 우리은행 앱 원(WON)뱅킹 내에 우리카드의 우리페이를 구현하는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페이’를 선보였다. 신한페이는 현재 신한카드나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보유한 고객만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제주은행과 신한저축은행 등 계열사 계좌보유 고객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KB금융도 지난해 ‘KB페이’를 출시했으며, 이 역시 국민카드와 국민은행 계좌만 연결해 쓸 수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안으로 하나카드 중심의 하나금융 전 계열사의 디지털 지급결제를 통합한 ‘하나원큐페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지주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비대면 소비문화의 확대 등으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평균 이용건수는 1455만건, 이용액은 4492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44.4%, 41.6% 증가한 규모다.

여기다 조만간 도입될 예정인 마이페이먼트와 종합지급결제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특히 종합지급결제사업자에 지정되면 금융결제망 참가를 통해 급여이체와 카드대금, 보험료, 공과금 납부 등 계좌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고객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금융지주사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그룹 차원의 서비스에서 머물러선 승산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삼성페이 등은 시중의 주요 카드사와 은행 계좌를 연결해 쓸 수 있어 고객들의 이용 범위가 확실히 넓다”며 “금융사의 경우 자사 고객만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는 분명한 한계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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