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고용 증가 등 각종 지표에도 실제 실업률은 높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정부 부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갖가지 반등지표를 잇달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가 높은 실업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10일 ‘4월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를 통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42만 2000명이 증가하면서, 올해 1월 17만 9000명에서 2월 19만 2000명, 3월 32만 4000명으로 코로나19 이후 3개월째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 청년 구직자가 취업을 위해 기업구인공고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고용부는 고용 증가추세 이유로 이차전지, 자동차, 가공식품 등의 수출 호조 등에 기인한 제조업 가입자 수 증가와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인한 보건복지, 도소매 등 서비스사업자 가입자 수 증가를 꼽았다. 

하지만 앞서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한국 고용 시장에 미친 영향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로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금까지 외환위기 외에도, 22만 2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1975년 1차 오일쇼크를 비롯해, 1980년 2차 오일쇼크에선 31만 6000개, 2009년 금융위기는 31만 1000개가 감소했으며, 현재 코로나19 위기에선 45만 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얼핏 보면 고용부의 42만 2000명 고용 증가가 잃어버린 45만 7000개의 일자리를 상쇄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늘어난 고용은 잃어버린 일자리를 대체할 만한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취업자 중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71만 1000명을 기록하면서, 2019년 540만 2000명과 비교해 약 31만 명의 시간제 근로자가 대폭 늘어난 것을 나타냈다.

고용부의 발표대로 고용은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달 취업자 현황만 살펴보더라도, 임시 근로자 20만 6000명, 일용근로자 4만 1000명 등으로, 대부분이 정부가 예산을 투입한 공공일자리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10%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증가했지만, 실제 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은 3월 기준, 25.4%로 네 명 중 한 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저점을 찍은 후, 현재는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제조업과 수출이 주도하고 있는 회복세는 고용과 민간소비, 서비스 부문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신규 채용이 위축됐고 청년층이 아르바이트 등을 할 수 있었던 업종조차 불황에 빠지면서, 청년들이 취업전선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숙 전북은행 기업금융부장은 “최근 이더리움이나 도지코인 등 가상자산 신규 투자자의 대부분이 2,30대 청년들로 이뤄진 지금의 현상은, 청년들이 고용 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없어진 반증”이라면서 “고용지표가 수출 실적 등 여러 지표 후에 나타나는 경제 후행지표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실업률은 ‘위기’임에 틀림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가 수출실적이나 GDP 성장률 등의 지표를 되풀이 해 발표하는 것보다, 규제 완화 등 기업의 채용을 독려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률을 해소하는 것이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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