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평균 경쟁률 94대 1…당첨 커트라인 65점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문재인 정부 4년 간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크기 치솟으면서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꿈도 무너져가고 있다. 주택공급 부족과 함께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조급해진 무주택자들이 대거 청약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와함께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이다.

   
▲ 수도권에 위치한 한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정치권에서는 젊은층의 당첨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청약제도를 개편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94.1대 1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1년간(2017.5∼2018.4)의 경쟁률(15.1대 1)과 비교하면 6배 뛴 셈이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는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12.6대 1에서 24.6대 1로 2배 가까이 뛰었다. 매년 평균 경쟁률이 꾸준히 상승한 가운데 최근 1년간의 상승률이 더욱 가팔랐다.

경기와 인천의 경쟁률은 문 대통령 임기 1년 차에 각각 6.1대 1, 6.5대 1을 기록했다가 4년 차에 큰 폭으로 상승하며 27.3대 1, 22.8대 1에 달했다.

5대 지방 광역시(부산·울산·대구·대전·광주) 중에서는 부산의 청약 경쟁률 상승이 두드러졌다. 부산은 문 대통령의 임기 3년 차에 13.2대 1 수준이었지만 4년 차에 69.2대 1로 5배 넘게 뛰었다.

분양 시장에서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을 보인 단지도 임기 4년 차인 지난해 말 집중됐다. 지난해 하반기 새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전셋값 불안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 등의 영향으로 청약 시장이 더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실제 작년 10∼12월 분양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자이더시티'(617.6대 1),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힐스테이트남천역더퍼스트'(558.0대 1),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537.1대 1),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534.9대 1)와 '과천르센토데시앙'(470.3대 1) 등에 최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몰렸다.

청약 시장이 과열 양상으로 흐르면서 평균 청약 당첨 가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공 비행 중이다. 2017년 서울의 최저 당첨 가점 평균은 45.5점에서 올해 64.9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경기는 36.3점에서 42.9점으로, 인천은 33.1점에서 46.8점으로 하한선이 올라갔다.

이처럼 청약대란은 공급을 늘리지 않고 수요 억제에만 집중했던 부동산 정책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집값은 급등 하는데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나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를 억누르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졌다.

게다가 대출규제까지 한몫하며 기존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임대차2법이 촉발한 전세난도 청약 시장을 과열시킨 요인이다. 전셋집을 구하는 데 애를 먹은 세입자까지 내 집 마련에 나서며 청약 수요가 늘었다. 아파트 청약이 ‘로또’에 비유될 만큼 당첨 가능성이 낮아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서울 아파트값과 함께 전국적으로 집값이 동반 상승했고, 이와함께 청약 경쟁률도 더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특히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규제책을 내놓았지만 되레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꿈만 밟아놓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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