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자이언티가 음악적 소신을 밝혔다. 

가수 자이언티는 11일 오후 유튜브 채널 '조승연의 탐구생활'에 출연해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조승연은 첫 번째 질문으로 자이언티에게 힙합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자이언티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장르"라며 "친구들과 노래방을 갔다가 발라드를 예약하려고 눌렀는데 잘못 예약해서 힙합 곡이 나왔다. 원타임의 '핫(HOT) 뜨거'라는 곡이 나와서 한 번 해봤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 용돈이 생기면 힙합 음반을 사기 시작했다"고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요즘 세대 힙합 뮤지션들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자이언티는 "문신 많고 불량해 보이는 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되게 학생 같은 느낌이다"라며 "우리나라는 힙합이라는 문화를 피부로 느끼기에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힙합을 잘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공부를 한다. 겉모양은 불량해 보여도 되게 공손하고 너드 같은 느낌이 있다. 순박한 사람들이 하는 음악인 것 같다"고 전했다.


   
▲ 사진=유튜브 '조승연의 탐구생활' 영상 캡처


자이언티는 알앤비 힙합 장르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고등학생 때 랩 녹음을 하는데 목소리가 아무리 들어도 밋밋했다. 그래서 거기다가 멜로디를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하게 됐다"며 "제가 쓰임을 받을 수 있는 가치가 있었던 이유는 완성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희소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 에너지가 진실성이 있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얻은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자이언티는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이문세 선배님이다. 이문세 선배님을 떠올리면서 '눈'이라는 곡을 썼고, 그 곡을 선배님께 보냈다. 감사하게도 이 곡을 참 아껴주셨다. 실제로 눈이 오는 날 녹음을 해서 보내주셨는데 노래를 들여다보고, 대본을 외워서 연기를 하듯이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이언티는 지난 3일 협업곡 '크림빵'을 함께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수민과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도 기억에 남는 컬래버레이션 아티스트로 꼽았다. 특히 윤석철에 대해 "형을 만난 지 7년은 됐다. 아주 단순한 코드도 같이 연주하면서 불러 봤을 때 영혼을 만들어 주는 그런 연주자이자 작곡가, 프로듀서다. 제 대표곡인 '양화대교' 같은 경우도 석철이 형과 함께 만든 원곡이 있는데, 사실 저는 그 버전을 더 사랑한다"라며 "지금의 '자이언티' 하면 떠오르는 선율이나 편곡적인 부분들, 디테일한 포인트들을 이 분이 만들어줬다고 봐도 된다. 너무 사랑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새 앨범 계획에 대해 "일은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정말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은 차트에서 잘 되는 대중음악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대중가수로 인식되는 게 너무 즐거웠다. 근데 그 시간을 지나고 보니까 조금 더 내 마음대로 할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취향인지 이런 고찰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솔직한 생각들과 마음을 담은 앨범을 내고 싶다. 앨범 제목은 정해졌다. 올해가 데뷔 10주년이라 의미가 있으니까 꼭 발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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