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이미 수년전 삼성SDS 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자매./사진=뉴시스

25일 재벌닷컴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1년 12월 본인 명의로 보유 중인 삼성SDS 주식 301만8000여주 중 71%인 215만주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맡겼다. 동생인 이서현 사장은 2012년 5월 하나은행과 삼성SDS 주식 40만주에 대한 담보계약을 맺었다.

이들 자매가 삼성SDS 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맡긴 당시 비상장이던 삼성SDS는 장외시장에서 주당 1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었다. 통상 금융기관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담보로 잡을 때 담보가액의 60∼80% 정도의 자금을 대출해준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 자매가 삼성SDS 주식 255만주를 담보로 받은 대출액은 15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들 이 사장 자매가 주식을 담보로 맡긴 것에 대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대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실탄'이라는 것. 아직 이들 자매는 삼성SDS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서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거나 유상증자 등에 참여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금치고는 그 액수가 작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후의 상속세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들 자매의 삼성SDS 주식 담보 대출을 두고 삼성 측은 지배구조 개편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